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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철학서

푸코가 말하는 권력의 수단은? 『감시와 처벌』

by 언덕에서 2014. 12. 4.

 

 

푸코가 말하는 권력의 수단은? 『감시와 처벌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1(Michel Paul Foucault.1926∼1984)는 푸아티에2 출생으로 에콜 노르말 쉬페리외르를 졸업하고, 소르본에서 1948년까지 철학을, 1950년까지 심리학을 공부하였고, 1952년 정신병리학 학위를 받았다. 파리대학 배센분교 철학교수를 거쳐 1970년 이후로는 콜레주 드 프랑스의 사상사 교수를 지냈다.

 그의 저서를 통한 사상적 발전 과정을 보면 방법론, 인식론적 시대 분류에서는 이론 언어학으로, 이후에는 각 시대의 권력적 소재에 관심을 가졌다. 그 주제는 역사라기보다는 비연속적 시점을 강조하는 고고학이며, 한 시대의 인식 지평과 문화적 구조를 가능케 하는 영역의 지식 일반을 탐구하려는 것이었다.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 (Michel Paul Foucault.1926-1984)

 

 

 푸코의 논리를 따르면, 정신병원은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인간적 장치가 아니라 이성중심적 사회가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가치기준으로 광인을 추방하고 감금해온 장소로서 인간에 대한 권력의 지배를 강화하기 위한 억압적 수단의 필연적 산물이다. 또한 감옥은 범죄자들의 단순한 수용소가 아니라 권력의 사회통제를 위한 전략의 소산이며 그 범죄자들은 경제적, 정신적으로 유용한 존재들이기 때문에 그들을 존속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기관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 형벌체계의 역사를 조망하는 이 책은 사회적인 맥락에서 처벌을 분석하고, 변화하는 권력관계가 어떻게 인간과 신체를 처벌하고 감시하는 데 영향을 주었는지를 검토하고 있다.

 대부분의 범죄 심문에서 고문이 수시로 자행되던 18세기 이전에는 공개적인 형 집행과 신체형이 중요한 처벌수단이었다. 처벌은 수형자의 육체에 가해졌고 청중이 없으면 안 되는 하나의 의식으로서 왕의 권력과 권위를 재확립시켜주는 수단이었다. 

 그리고 18세기에 나타난 처벌 개혁에 관한 다양한 요구는 수형자들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좀더 효과적으로 권력이 작용하도록 만들기 위한 것이었고, 수형자들의 범죄와 뚜렷이 연관되었던 처벌들은 법률위반을 막는 역할을 했다. 17세기와 18세기 사이에 감옥에서 신체 활동을 통제할 수 있는 기술로 사용하기 위해 준비된 규율은 시간표와 군대식 훈련, 그리고 그것들의 집행과정 등의 장치를 통해 그 목적을 달성했다.

 개인의 자유를 박탈하고 그를 개혁시키기 위한 감옥은 이러한 감시 개념으로부터 발전한다. 그 다음 발전 단계는 감옥에 작업장과 병원을 결합시킨 감화원이다. 감옥과 감금체계의 목적은 범죄를 구조화하고 통제하는 수단으로서 비행을 만들어내는 것이며, 사회 전체에 퍼져 있는 권력망의 일부이고 오로지 전략들이란 규칙에 의해서만 통제된다. 푸코는 가정, 학교, 군대, 병원, 공장 등의 사회는 이 시설을 본뜬 제도들로 이해하고 있다.  『감시와 처벌』은 우리가 표면적으로 자유롭게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온갖 통제와 규율에 조련된 순한 죄수라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시위에 함께 참가한 사르트르와 푸코

 

 

 

 미셸 푸코(Michel Paul Foucault:1926~84)는 '광기의 역사(1961)','언어와 사물(1966)','지식의 고고학(1969)','감시와 처벌(1975)' 등을 집필하여 1960~70년대 급진적 젊은이들을 매료시킨 프랑스 사상가이자 동시에 알제리 전쟁과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고 인종차별주의 철폐에 앞장섰던 활달한 정치 행동가였다. 언급된 대표 저서의 제목만 훑어보더라도 푸코가 심리학 · 정신병리학 · 정치철학 · 사상사 등 다방면에 걸친 활발한 탐구욕을 가졌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광범위한 주제에 대한 푸코의 모색은 그가 연구의 결론을 정리할 때마다 세간의 이목을 끄는 저술로 탄생했고 사람들은 그에게 열광했다. 푸코는 세상의 지식이 어떤 과정을 거쳐 형성되고 변화하는지 탐구했다. 그는 각 개인들의 생각은 사회의 체제와 언어구조가 지배한다고 주장하였다. 지식은 권력과 은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모든 지식은 정치적이라고 주장하였던 푸코는 특히 1975년에 발간한 이 책 『감시와 처벌』에서 근대세계와 인간 지배의 메커니즘을 밝히기 위해 권력의 정체와 구조를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권력. 광기. 성을 삼각축으로 하는 그의 이론은 정치권력이나 계급관계에 초점을 맞춘 기존이론들과는 달리 권력에 대한 보다 심층적이고 다각적인 통찰과 더불어 근대사회의 한계점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제공함으로써, 근대 자본주의사회의 한계를 넘어서 '보다 나은 사회'를 바라는 지식인들에게 호소력을 갖고 있다.

 

 

 

 

 

 옛날 권력자들은 공개처형으로 사람들을 겁박했다. 하지만 무자비한 억압은 되레 시민들의 반발만 일으키기도 했다. 그래서 현대의 권력자들은 눈에 띄지 않는 방식으로 섬세하게 시민들을 길들였다. 예컨대, 정부는 권력자에게 맞섰다는 이유로 시위 군중을 처벌하지 않는다. 도로교통법을 위반하기에 제재를 할 수밖에 없다는 식의 논리를 편다. 또한, 권력은 개인 생활 하나하나를 관찰하여 세세한 부분까지 개인을 통제해 들어간다. 정보기술이 발달할수록 권력의 통제는 점점 강하게 우리를 옥죄일 것이다. 그렇다면 개인의 자유를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미셸 푸코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직접 주지는 않는다. 끊임없이 시민들을 감시하고 통제하려는 권력의 본질을 냉정하게 분석해 줄 뿐이다. 해법은 시민들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1. Michel Paul Foucault 기존 사회이론의 문제제기와는 전혀 새로운 시각을 제기한 프랑스의 사회학자. 프랑스 쁘와띠에에서 태어났다. 고등사범학교에서 철학, 심리학, 정신병리학 등을 공부했으며, 니체, 하이데거, 바따이유, 바슐라르, 깡길렘, 알튀세르 등의 영향을 받았다. 파리대학 반센 분교 철학교수를 거쳐 1970년 이래 꼴레주 드 프랑스 교수를 지냈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후 정신의학에 흥미를 가지고 그 이론과 임상(臨床)을 연구하는 한편, 정신의학의 역사를 연구, 『광기(狂氣)와 비이성(非理性)―고전시대에서의 광기의 역사』(1961)와 『임상의학의 탄생』(1963) 등을 저작하였다. 그 과정에서 각 시대의 앎[知]의 기저에는 무의식적 문화의 체계가 있다는 사상에 도달하였다. [본문으로]
  2. 파리 남서쪽에 있다. 클랭 강과 부아브르 강이 합류되는 높은 지대에 있어 루아르 강 남쪽의 여러 산맥과 마시프상트랄 사이에 있는 너비 71㎞의 골짜기가 내려다보인다. 이른바 푸아투의 입구라 불리는 이 골짜기는 프랑스 북부와 남부를 잇는 역할을 한다. 푸아티에라는 이름은 처음에 이곳에서 살았던 갈리아 부족인 픽토네스(또는 픽타비)족에게서 유래되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