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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누구를 만날 것이냐 ?

by 언덕에서 2014. 4. 9.

 


누구를 만날 것이냐?

 

 

 

 


순자(荀子)는 중국 고대의 3대 유학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이름은 순황(荀況). 자는 순경(荀卿)이다. 그의 본명은 순황이지만 보통 순자라고 하는데, 당시에는 '자'(子)라는 글자를 철학자들의 이름에 존칭으로 붙였다. 그의 생애와 활동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조나라 출생이라는 것, 몇 년 동안 동쪽에 있는 제(齊)나라의 직하(稷下) 학파에 있었다는 것, 그 후 중상모략을 받아 남쪽의 주(周)나라로 옮겼고 BC 255년 그 나라의 지방 수령을 지내다가 관직에서 물러난 후 곧 죽었다는 것 등이 알려진 사실의 전부이다.

 유가철학의 발전에서 순자가 차지하는 중요성은 그의 주요저작인 <순자>의 역사적인 영향력에서 볼 수 있다. 그는 사람의 본성은 악하다는 성악설을 주장했다.

 또한 순자는 심리학ㆍ교육ㆍ논리학ㆍ인식론· 변증론·어의론(語意論) 등에 공헌을 했다. 특히 변증론에 1차적인 관심을 두었는데, 이는 다른 사상가들의 오류를 증명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기 위해서였다. 순자는 위로부터의 이념적 통일을 가져다줄 수 있는 중앙의 정치적 권위자인 성군(聖君)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모든 오류가 생겨난다고 보았고, 올바른 변증론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사실상 그는 권위주의자로서, 유가와 전제주의적인 법가를 잇는 논리적 고리역할을 했기 때문에 그의 제자 가운데 가장 유명한 2명의 법가가 있었다는 사실은 크게 놀라운 일이 아니다. 법가의 이론가인 한비자(韓非子:BC 280경~233)와 정치가 이사(李斯:BC 280경~208)가 그들로서 이들은 이후 유교사가들의 증오심을 샀다.

 그러나 인간은 본질적으로 악하다고 생각했던 순자도 인간은 착한 사람과 놀다 보면 아무리 못된 사람도 착하게 된다고 믿었다. 순자(荀子)는 말하기를,

 “매듭이 꾸불꾸불하고, 뒤틀린 쑥도 곧게만 자라는 삼밭에서 크다보면, 누가 부추겨 주지 않아도 곧게 자라기 마련이다.(蓬生麻中 不扶而直)”

고 말한 것으로 본다면, 못된 아이와 착한 아이가 함께 놀 때 착한 아이가 반드시 못된 아이에게 오염(汚染)되는 것은 아니요, 못된 아이가 착한 아이를 본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부처님께서도 이와 비슷한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부처님께서는 그 두 사람이 함께 놀 경우 착한 사람이 악한 사람에게 물든다거나, 악한 사람이 착한 사람에게 감화 받는다거나 하는 문제를 놓고 그 어느 한쪽을 단정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인간에게 있어서는 누구를 만나느냐 하는 것이 지극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매우 강조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어느 날, 부처님께서는 기사굴산(耆闍崛山)에서 불당으로 돌아오다가 길에서 묵은 종이를 보았다. 부처님께서는 비구에게 그것을 줍게 하고, 그 종이는 무엇에 쓰던 것이냐고 물었다. 종이를 주어든 비구는 그것에 아직 향기가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향(香)을 쌌던 것임을 알 수 있노라고 말씀드렸다.

 얼마쯤 길을 가다가 부처님은 다시 새끼줄을 보았다. 부처님은 비구에게 그것을 줍게 하고, 그 새끼줄은 무엇에 쓰던 것이냐고 물었다. 새끼줄을 주워든 비구는 그것에 비린내가 아직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생선을 엮었던 것임을 알 수 있노라고 대답했다.

 비구의 말을 들은 부처님은 이렇게 가르쳤다.

 “사람은 원래 깨끗하지만, 모두 인연을 따라 죄와 복을 부르는 것이니, 어진 사람을 가까이하면 곧 도덕과 의리가 높아지고, 어리석은 사람을 친구로 하면, 재앙과 죄가 따르는 것이다. 저 종이는 향을 가까이 했기 때문에 향기가 나는 것이요, 저 새끼줄은 생선을 엮어 비린내가 나는 것과 같이 인간은 모두가 다 조금씩 물들어 그것을 익히지만, 스스로 그렇게 되는 줄을 모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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