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스스로 벌을 받고 있는 셈
어떤 사람이 아무리 파렴치하고 뻔뻔스럽더라도, 정서가 메말라 피폐하고 무감동적이며 이기적인 정신 풍토를 갖고 있더라도, 그것을 두고 타인이 옳다 그르다 판단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는 그 피폐함 때문에 인생을 깊이 느낄 은혜를 받지 못했으니, 이미 스스로 벌을 받고 있는 셈이랄까. 물을 마시려 들지 않는 새에게 억지로 물을 먹이려고 컵 안에 주둥이를 쑤셔 넣어봐도 새는 주둥이를 꼭 다물기만 할 뿐 마시지 않는다. 책임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는 인간에게 그와 같은 방법을 사용해봤자 본질을 깨닫게 할 수는 없다. 어떻게 하더라도 꼭 그 사람에게 알게 해주고 싶다면, 방법은 그 사람을 때려죽이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나는 적어도 그 정도로 남에게 친절하지 않다.
- (소노 아야코 저 ‘긍정적으로 사는 즐거움’p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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