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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현대소설

콜린 맥클로우 장편소설『가시나무새(The Thorn Birds)』

by 언덕에서 2013. 3. 27.

 

콜린 맥클로우 장편소설『가시나무새(The Thorn Birds)』

 

 

가시나무새는 죽기 직전 일생에 단 한 번의 노래를 부른다. 그리고 죽을 때까지 가장 아름다운 소리로 운다. 그 새는 알에서 깨어나 둥지를 떠나는 순간부터 단 한 번의 노래를 부르기 위해... 가시나무를 찾아다닌다.

그러다가 가시나무를 발견하면 가장 날카로운 가시에 가슴을 찔려 붉은 피를 흘리며 이 세상 생명이 다하는순간까지 고통을 인식하지 못하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새소리보다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며 죽어간다.

 

-가시나무새 머리말 중-

 

 

 

 

오스트레일리아 소설가 콜린 맥컬로우(Colleen McCullough, 1937~ )의 장편소설로 1977년 4월에 [하퍼 콜린스 출판사(Happer Collins)]에서 출간되었다. 한국어판은 1984년 [을지문화사]에서 번역/출판했다. 이후 [문학사상사]에서 번역가이자 소설가인 안정효 번역으로 2권이 출간했다.

 맥클로우는 3개월 동안 열 번이나 고쳐 쓴 후에 첫 소설을 발표했고, 1977년에 발표했다. 출간되자마자 '뉴욕 타임스'의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면서 세계적으로 3,000만 부 이상 팔리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 책은 집필을 시작하기까지 구상하는 데에 4년이란 시간이 걸렸다고 전해지며, 1983년 미국 ABC-TV에서 10시간짜리 드라마로 제작하여 그해 에미상 작품상을 수상했다. 

 일생에 단 한 번 밖에 울지 않는 전설의 새가 있다. 그 슬픈 가시나무새의 전설을 몸으로 살다 간 여인이 있다. 가장 길고 날카로운 가시에 찔려 죽음의 고통 속에서 처절하게 우는 가시나무새, 내용은 사랑을 목숨과 바꾼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다. 이 작품은 호주를 배경으로 쓴 글로, 전체적인 내용은 한 여인이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사랑하면서도 사랑하는 방법을 모르는 자신의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주인공이 가시나무를 찾아 헤매다 가시에 찔려 죽는 순간 절묘한 음색으로 단 한번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는 가시나무새를 상징화하여 만든 작품이다. 무엇이든 손에 넣으려고 하는 것은 늘 위대한 고통을 치른 후 비로소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작가는 독자에게 한 번 더 인식시켜 준다.

 

영화 <가시나무 새 (The Thorn Birds) , 1983>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1910년대 뉴질랜드. 패트릭 클레어리(패디)는 부유한 집안 출신인 피오나(피)와 결혼해 아들 프랭크, 밥, 잭, 휴이, 스튜어트와 딸 매기를 두었다. 프랭크는 패트릭의 아들이 아니고, 피오나가 결혼하기 전에 다른 남자와의 사이에서 얻은 아들이다. 프랭크 때문에 피오나는 아버지에게서 쫓겨나 가난하고 무식한 패디와 농장 일을 하며 힘겹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패트릭과 어릴 적 헤어졌던 누나인 메어리 카슨이 패트릭의 가족을 부른다. 메어리 카슨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드로레닥 목장과 회사를 경영하며 부유하게 살고 있었다.

 클레어리 가족은 부푼 가슴을 안고 호주로 건너간다. 그 지방의 가톨릭 교회 사제인 랄프 신부는 가족의 무관심 속에 외롭게 살아가던 소녀 매기를 딸처럼 돌봐주게 된다. 메어리 카슨은 죽을 때, 1300만 파운드나 되는 유산 중에 클레어리 가족에게 약간을 남겨두고 대부분을 랄프 신부에게 상속한다. 랄프 신부는 패트릭이 자신을 미워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클레어리 가족은 걱정 없이 먹고살 수 있게 된 것에만도 감사한다며 목장을 관리하며 살아간다. 랄프 신부의 보살핌 속에 처녀가 된 매기는 정열적인 사랑을 고백하여 랄프 신부를 당황하게 한다. 랄프 신부는 성직과 매기의 사랑 사이에서 갈등을 겪지만 성직의 길을 택한다.

 로마로 부임 간 랄프 신부는 콘티니 추기경의 비서로 경력을 쌓던 중, 매기의 아버지와 스튜어트가 화재로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을 듣고 돌아온다. 극심한 고통과 외로움 속에서도 매기는 랄프 신부에게 끝없는 사랑을 호소한다. 그러나 신의 사랑을 실천하기로 한 랄프 신부는 매기에게 다른 남자와 결혼할 것을 권유하고 행복을 빌어준다. 이에 절망에 빠진 매기는 신을 저주하며 랄프 신부를 떠나보낸다.

 2년이 지나자 드로레닥 목장에 다시 양 떼들이 생기고 일꾼들이 모여든다. 랄프 신부에게 사랑을 거절당한 반발로 매기는 루크 오닐과 결혼하여 킹즈랜드로 떠난다. 그러나 남편 루크는 매기의 재산을 모두 받은 다음 매기를 찾지 않는다. 불만이 쌓인 매기는 남편을 가정으로 이끌기 위해 루크가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된다.

 성경책갈피에서 떨어진 마른 장미꽃 때문에 추기경의 주목을 받게 된 랄프 신부는 교황청 대사로 임명돼 호주로 돌아와 드로레닥 목장을 찾는다. 그러나 매기는 보이지 않고 자신이 알 수도 없는 남자와 결혼, 불행한 생활을 한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는 킹즈랜드로 달려가 출산을 도와주고 남편에게 충고를 해주다가 심한 모욕만 당한다. 남편에 대한 실망으로 삶의 의욕을 잃은 매기는 홀로 외딴섬으로 떠난다.

 랄프 신부에 대한 그리움에 갈등을 겪던 매기는 찾아온 랄프 신부와 사랑을 나누게 되고 임신한 후 남편과는 헤어지고 아기를 낳는다. 이 출생의 비밀은 랄프 신부는 알지 못하고 매기와 엄마인 피오나만이 안다. 19년이 지난 크리스마스날, 랄프 신부는 추기경이 돼 드로리닥을 찾아와 두 사람은 재회한다. 청년이 된 두 사람의 아들 빈이 사제가 되고 싶다고 간청하자 돕겠다고 약속한다. 그러나 매기는 랄프 신부와 신을 원망하면서 자신이 사랑한 모든 것을 빼앗아갔다고 절규한다.

 

영화 <가시나무 새 (The Thorn Birds) , 1983>

 

 

 이 작품은 눈부신 스토리텔링과 절묘한 상상력의 롱 베스트셀러이다. 일생에 단 한 번밖에 울지 않는 전설의 가시나무새는 둥지를 떠나는 그 순간부터 가시나무를 찾아 헤매다 가장 길고 날카로운 가시에 찔려, 죽음의 고통 속에서 처절하게 운다. 사랑과 목숨을 맞바꾼 한 여자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여성 작가, 콜린 맥컬로우가 마흔이 되어 쓴 장편소설인 이 작품은 일단 손에 쥐면 쉽사리 놓을 수 없는 마력을 지닌 소설이다. 한 인간이 뿌리내린 땅과 과거 역사에 대한 긍정, 삼대에 걸친 세 여인의 삶에 관한 이 작품은 사랑하면서도 그 방법을 모르는 많은 이들에게 하나의 해답을 제시해 줄지도 모른다.

 

 

 우리 인간이란 얼마나 아픈 존재들인가. 이 소설을 덮을 즈음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 길을 가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인간들은 가고야 마는 존재들이다. 어떤 길이든 아픔이 따르지 않는 길이 있을까. 가면 안 되는 길, 하면 안 되는 일 앞에서 인간은 더욱더 갈등하고 고뇌한다. 그러면서도 그 길을 가지 않으면, 그 일을 하지 않으면 더 견딜 수 없다. 그래서 많이 고통스러울 것을 알면서도, 종국에 가서는 그 아픔으로 인해 죽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가시에 찔리고 만다.

 소설이 출판된 후 로마가톨릭에서는 성직자를 부정적으로 묘사했다는 반발이 있었다. 가톨릭교회법과 교리에 대해 잘 알고서 이 책을 읽으면 대단히 황당한 이야기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이른바 있을 수 없는 막장 스토리의 요소가 도처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의 나타나는 성관념은 가톨릭스러운 것도, 개신교스러운 것도 아니어서 사실성을 결여하고 있다는 비판은 절묘한 스토리 뒤에 도사리고 있는 한계이기도 하다.


 

 

 


 

 

☞저자 콜린 맥컬로우(Colleen McCullough, 1937 ~  ) :

 

 

오스트레일리아의 웰링톤에서 출생, 시드니에서 성장했다. 신문 기자, 도서관 사서, 교사 등의 직업을 전전했으며, 예일 대학에서 내과학을 전공, 신경생리학자로 일했다. 현재 남태평양의 노포크 아일랜드에 칩거하며 작품 활동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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