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연극의 정수와 혼 <인생유전(人生流轉)>
마르셀 카르테가 연출하고, 알레티, 장 루이 발로, 마리아 카자레스, 피에를 르노와르가 주연한 프랑스 영화로, 나치 점령하의 파리에서 2년에 걸쳐 제작되었고 나치가 물러간 후에야 비로소 완성, 개봉되었다. '프랑스의 연극'과 '프랑스의 혼'에 바쳐진 이 영화는 누벨 바그 이전의 프랑스 문예 영화의 정점을 이루었다. 배경은 19세기 파리의 연극가. 시인 자끄 프레베르의 시나리오와 당대 최고의 연극배우인 장 루이 바로의 마임 연기로 더욱 유명한 작품이다.
마임 배우 가랑스와 밥티스트는 서로 사랑하지만, 허영심이 강한 배우 프레데릭 등 가랑스를 사랑하는 다른 세 남자들 때문에 기구한 삶을 살게 된다. 당대 최고배우인 장 루이 바로의 팬터마임 연기가 돋보인다. 3시간 넘는 상영시간이 지루하지 않는 ‘프랑스 연극의 정수와 혼’이 담긴 영화로, 누벨바그 이전의 프랑스 문예영화의 정점을 보여주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이 영화는 마르셸 카르네 감독, 아레티, 장 루이 발로 주연의 프랑스 파테 시네마가 제작한 2부작 영화(1943~45)이다.
19세기 루이 필리프 치하의 파리, 불바르 뒤 탕플이라는 연극 흥행장이 즐비한 환락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제1부 〈범죄의 거리〉에는 가랑스를 둘러싼 남자들, 즉 부와 권력을 자랑하는 몬트레 백작, 야심에 불타는 배우 르메트르, 무뢰한인 작가 라스네르, 그녀를 순수하게 사랑하는 바티스트, 바티스트를 사랑하는 나탈리 등 인간과 인간의 애환이 소용돌이치는 거리가 묘사되어 있다.
제2부 〈하얀 남자〉에서는 5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바티스트는 최고의 무언극배우, 르메트르는 일류 명배우가 되었고, 바티스트는 나탈리와 결혼해 아이가 하나 있다. 가랑스는 몬트레 백작의 여자로 지내고 있었는데 여전히 많은 사나이들이 그녀를 둘러싸고 사랑의 쟁탈전을 벌이고 있었다. 그 쟁탈전은 결국 라스네르가 백작을 죽이는 참극을 빚어냈다. 마침내 자유의 몸이 된 가랑스는 바티스트의 품에 안기지만, 아이를 안고 들어온 나탈리를 보고 그를 떠난다. 바티스트는 때마침 축제로 온통 들끓는 거리로 가랑스를 찾아 나섰지만 법석이며 붐비는 군중에게 밀리어 자신도 그냥 그 속으로 빨려들 수밖에 없었다.
3시간 30분에 걸친 이 초대작은 제작기간이 3년 3개월이 걸렸다. 독일군 점령 하에서 제작되었는데, 카르네의 제작태도에서 뿌리 깊은 저항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원제의 Paradis는 천국이 아니라 극장의 맨 꼭대기 좌석이라는 뜻이다.
'영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과 눈물, 서민의 일상생활을 그린 이탈리아 영화 <철도원> (0) | 2011.05.09 |
---|---|
할리우드 최대의 서사시 <벤허> (0) | 2011.05.04 |
이청준 원작, 김명곤 각색, 임권택 감독 <서편제(西便制)> (0) | 2011.04.27 |
전쟁과 사랑? <카사블랑카> (0) | 2011.04.25 |
코미디영화의 역설 - 톰 세디악 작. <패치 아담스> (0) | 2011.04.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