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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朋滿座

세계의 빈곤 타파, 어떻게? 『빈곤의 종말』

by 언덕에서 2010. 5. 3.

 

 

세계의 빈곤 타파, 어떻게? 『빈곤의 종말』

 

 

 

 

미국 경제학자 제퍼리 삭스(Jeffrey D, Sachs, 1954 ~ )의 저서로 인류가 함께 지켜야 하는 인간적 가치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위한 경제적 실천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를 풀어낸 책이다. 저자는 국제금융, 거시경제정책에 관해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세계적인 경제학자이다. 미국 컬럼비아대학 교수이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특별자문관이기도 하다. 하버드대를 최우등으로 졸업하고 1980년에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29세인 1983년에 하버드대 최연소 정교수가 되었다. 하버드 국제개발연구소장으로 있으면서 개도국 거시경제정책 및 경제개발이론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하였으며 IMF, OECD, UNDP,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 자문위원을 역임했다.

 또한 1986년부터 5년간 볼리비아 대통령 자문역을 맡았으며, 당시 인플레이션을 40,000%에서 10%대로 끌어내리고 1980년대에 처음으로 부채 감축 프로그램을 성공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제퍼리 삭스>

 

 그는 또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에 대해 비판적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1997년 동아시아의 위기를, 기본적인 경제 체질보다 국제자본의 급격한 이동 때문에 벌어진 일시적인 혼란이라고 보고 한국의 외환위기 직후에 IMF가 내린 고금리 처방을 강력하게 비판해 주목을 받았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는 러시아, 폴란드, 몽골, 슬로베니아 등의 사회주의 경제국들이 시장경제국으로 전환하는 데 자문 역할을 하기도 한 그는 국제금융, 거시경제정책에 관해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세계적인 경제학자이다.

 

희망과 인간 존엄의 경제학을 말하다

 

〈뉴욕타임스〉는 제프리 삭스를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학자’로 뽑았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IMF가 내린 고금리 처방을 강력하게 비판한 인물로 우리나라에서 더 유명한 그는 미국에서는 로렌스 서머스, 폴 크루그먼과 더불어 ‘경제학계의 3대 슈퍼스타’로 불린다. 그는 1980년대부터 대외채무와 인플레이션으로 고통 받는 발전도상국과 시장경제로의 전환에 어려움을 겪는 사회주의 국가에 거시경제 정책에 대한 조언을 해주었다. 특히, 볼리비아의 경제자문관으로 활동하며 4만%가 넘는 인플레이션을 10%대로 억제한 공적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세계 경제에 관한 이런 풍부한 경험은 빈곤의 문제를 다룬 이 책 빈곤의 종말」을 만들었다.

 

 

  <남아메리카의 중앙에 위치한 볼리비아의 인플레이션은 한 때 4만%를 기록한 적이 있었다>

 

 전 지구적으로 6분의 1 인구가 속해 있는 절대 빈곤층은 인간 존엄성은 물론 생존에 필요한 경제적 혜택조차 누리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하루 소득 1달러 미만의 가난은 수십 년이 흐르면서 매우 복합적인 상황으로 변해 쉽게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저자는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제3세계의 가난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에는 정치, 문화, 기후의 측면에서 발전도상국의 빈곤을 분석하기에 이른다. 이는 세계사적으로 의미 있는 경제학의 진보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빈곤의 종말」에서 다루는 것은 ‘희망과 인간 존엄의 경제학’이기 때문이다.

 

 그의 주장을 간략히 요약하면, 기아, 질병, 낮은 교육 수준으로 인한 만성적인 성장 정체는 빈곤 국가가 자립의 기반을 다질 수 있는 자본 축적을 어렵게 만든다. 기아와 질병으로 인해 어린이들은 학교에 장기 결석하게 되고, 교육에 뒤쳐진 아이들은 고급 기술을 익혀 소득을 증대시킬 기회를 얻지 못한다. 이는 국가 소득과 연결돼 결국 경제 발전의 선순환을 가져올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일자리를 창출하는 자본 축적을 더디게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집중적이고 복합적인 처방을 통해 빈곤의 사슬을 최대한 빨리 끊어야 이들 국가가 자립경제의 사다리에 오를 수 있는 것이다.

 

UN의 밀레니엄 프로젝트 보고서, 《빈곤의 종말》

 

코피 아난 UN 사무총장의 경제 특별 자문관으로 활동하며 전 세계의 빈곤 국가를 연구한 저자는 이렇게 결론 내린다. 전 세계의 부국이 힘을 합쳐 외국원조를 향후 10년 동안 1,350억 달러에서 1,950억 달러 수준으로 올린다면, 세계은행이 하루 소득이 1달러 이하라고 규정한 극빈층을 2015년까지 반으로 줄일 수 있다. 

빈곤의 종말」은 가뭄, 기아, AIDS, 말라리아, 오염된 식수로 정의되는 절대 빈곤을 우리 시대에 종식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담고 있다. 제프리 삭스를 두고 사람들이 ‘경제학자에서 구약 성경의 예언자’로 변신했다고 말할 수 있는 건 그가 지상의 빈곤을 우리 시대에 끝내기 위해 쏟은 열정 때문일 것이다.

 

 

                                      <2009년 유엔이 작성한 세계 빈곤지도>

 

 저자는 UN의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입안과 실천을 담당하며 빈국들에서 얻은 성과를 경제적으로 윤택한 국가의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밀레니엄 프로젝트는 2000년, UN이 결성한 인류의 공동 발전과 번영을 위한 협력 포럼이자 계획이다. UN은 전 세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아 ‘과학·기술·혁신 태스크포스 팀’을 만들었는데, 제프리 삭스는 바로 이 팀의 일원이자 핵심 인물로 활동하며 빈곤의 종말」을 썼다. 이외에도 그는 IMF, IBRD, OECD, UNDP 같은 곳에서 많은 활동을 펼쳤다.

 저자는 현재의 경제발전과 세계화의 흐름을 반대하고 있지는 않지만 세계적인 빈부국의 격차와 절대적 빈곤의 문제가 세계의 문젯거리이며 빈곤의 해소가 공동의 발전과 성장을 위한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한다. 이를 위한 부국들의 책임을 촉구하며 빈국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요청하는데, 부국들은 GNP의 0.7%를 국제연합의 공적원조 자금으로 출연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연간 말라리아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의 수는 백만 명에 달한다.    대부분이 면역력이 약한 임산부나 어린 아이들이다.사망자 수의 85%가 5세 미만의 어린이다>

 

 저자의 경험을 통한 개발계획은 이론이 아닌 현실의 문제를 잘 보여준다. 아프리카의 경우 말라리아, 에이즈 등 질병문제를 빈곤의 원인으로 보는 것이 그러하다. 저자는 탁상에서의 이론에 그치지 않고 현장을 이해하는 개발전략가의 모습을 보여준다. 세계화의 가장 큰 혜택을 받고 고도의 경제성장을 누려왔으면서도 외부세계에 대한 원조에 인색한 패쇄적인 한국문화에 젖어온 배경에서 세계로 눈을 향하는 계기를 던져주는 귀중한 책이다. 저자의 경제자문관으로서의 볼리비아, 폴란드, 러시아, 인도 등에서의 체험담들은 세계를 향하여 눈을 돌리는 사람들의 역할 모델을 보여주기도 하므로 특히 젊은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제프리 삭스는 인류가 함께 지켜야 하는 인간적 가치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위한 경제적 실천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일깨워줌으로써 경제적 빈곤을 타파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우리 세대가 강력한 희망의 물결을 일으켜, 빈곤 세계를 구하기 위해 힘을 모았다고 이야기하자!” 이 구호가 의미하는 것은 ‘빈곤의 덫’에 갇힌 사람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전 세계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