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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철학서

유교의 경전 『대학 · 중용집주』

by 언덕에서 2010. 1. 30.

 

 

유교의 경전 대학 · 중용집주

 

 

 

 

 

대학과 중용은 오랜 세기에 걸쳐 논어 · 맹자와 더불어 유가의 경전으로 존숭되어 왔다.  유교 경전으로 중국에서 유교가 국교로 채택된 한대(漢代) 이래 오경이 기본 경전으로 전해지다가 송대에 주희(朱熹)가 당시 번성하던 불교와 도교에 맞서는 새로운 유학(性理學)의 체계를 세우면서 <예기>에서 <중용>과 <대학>의 두 편을 독립시켜 사서 중심의 체재를 확립하였다. 대학은 학문에 뜻을 둔 초학자가 반드시 거쳐 나가야 할 문이었다.

 대학의 요체는 수기치인도(修己治人道), 다시 말해 개인 생활의 수양과 일반적 사회질서의 결합에 있으니 곧 윤리와 정치의 결합에 관한 논술이다. 중용은 오늘날 공자 철학의 기본적인 개념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책의 하나이다. 특히 그때까지는 실천성만을 앞세우던 유교의 사상에 심원한 철학적 근거를 부여한 것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이 책은 동양철학이나 유교학, 학문학 등 경서를 공부하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책으로 대학과 중용을 공부할 수 있도록 주석과 함께 상세히 설명이 되어 있다. 그러나 인문. 사회과학은 물론 자연과학을 공부하는 젊은 학도라면 오천년 이상 되는 동양의 역사를 이끌어 온 원동력이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서라도 한 번 정도는 정독이 필요한 도서라고 판단된다. 더욱이 이 책을 자세히 읽어보노라면 동양과 서양의 생활윤리나 철학이 별다른 차이가 없으며 고대사회와 현대사회의 생활규범이나 원리 역시 별 차이없음을 알게 되어 놀랄 것이다.

‘대학’과 ‘중용’은 원래 ‘예기(禮記)’ 49편 중 42번째, 31번째 편이었다. 전통적으로 유학자들은 이 두 편을 각별하게 여겼는데, 특히 송나라 시대 주희(朱熹)가 ‘논어집주(論語集註)’ 및 ‘맹자집주(孟子集註)’와 함께 ‘대학장구(大學章句)’와 ‘중용장구(中庸章句)’를 저술하면서 흔히 말하는 ‘사서’ 체계가 확립되었다. 따라서 오늘날 ‘대학’과 ‘중용’을 함께 거론한다는 것은 주희가 확립한 ‘사서’ 체계에 따라 두 문헌을 다룬다는 말과 거의 동일한 의미이다.

 

 

 

 

 

‘사서’의 체계에서 ‘대학’과 ‘중용’은 유학을 배우기 위한 첫 번째 관문과 마지막 관문으로 간주된다. ‘대학’은 대인(大人), 즉 군주 또는 위정자를 위한 학문으로 삼강령(三綱領·세 가지 강령)과 이를 실현하는 팔조목(八條目·여덟 가지 조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세 가지 강령은 밝은 덕을 밝히는 것(명명덕·明明德), 백성을 친애하는 것(친민·親民), 최고의 선에 도달하는 것(지어지선·止於至善)이다. 이는 군주 또는 위정자가 지향해야 할 목표를 밝히는 것이다. 여덟 가지 조목은 격물(格物) 치지(致知) 성의(誠意) 정심(正心)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이다. 이는 앞에서 보았던 세 가지 강령에 제시된 목표에 도달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상에서 볼 수 있듯이 ‘대학’은 개인의 자기 수양과 전체 사회의 문제를 연속적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바로 이런 특징이 유학자들이 ‘대학’을 유학의 입문서로 간주하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가 된다. ‘대학’을 통해 유학에 입문하면 ‘논어’ ‘맹자’를 읽고 끝으로 ‘중용’을 읽는다. ‘대학’이 유학이 지향하는 바와 그 과정 전체의 윤곽을 잡는 책이라고 한다면 ‘중용’은 이론적인 핵심을 확인하면서 정리해 나가는 책인 것이다. 주희는 ‘중용’이라는 책 제목의 ‘중(中)’에 대해 치우침이나 과불급이 없는 것이라 설명하고 ‘용(庸)’에 대해서는 일상을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곧, 치우침이나 과불급이 없는 인간의 본성을 일상에 구현하는 일로써 ‘중용’을 이해한 것이다. 나아가 ‘중용’은 한 개인의 심성과 일상생활의 수많은 문제가 하늘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고 설명한다. ‘대학’이 유학의 지향점과 실천 과정을 제시함에 개인과 전체 사회를 연결시킨다면, ‘중용’은 한 개인의 주변에서 일어나고 진행되는 일상생활과 삶의 도덕적 근원인 파악하게 만드는 것이다. 온고지신의 원리를 깨닫게 만드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