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역사와 철학서

자본주의 최고의 경제학 이론서 『일반이론』

by 언덕에서 2010. 1. 28.

 

 

자본주의 최고의 경제학 이론서 일반이론 

 

 

 

영국 경제학자 케인즈(John Maynard Keynes, 1883~1946)의 경제학 저서로 1936년 발표되었다. 원제는 「고용·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The General Theory of Employment, Interest and Money)」이다. 어제 소개한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의 대척점에 서있는 경제학 저서이다. 현대 자본주의 국가의 경제정책을 이해하기 위한 최고의 경제학 이론서이다. 1936년에 초판이 발행되었으나 우리나라에 전공학자에 의한 신뢰할 수 있는 번역서가 소개된 것은 1985년이다. 당시 서울대학교 경제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던 조 순 교수(전 경제 부총리)가 1년 이상에 걸쳐 손수 번역해서 출간되었으나, 국한문 혼용으로 되어 있어서 나름대로 난해했던 기억이 난다. 최근 발행된 책에서는 초판의 번역 문장을 가다듬었을 뿐만 아니라 읽기 어려운 한자들로 되어 있던 내용을 한글로 바꾸고 중요한 개념의 한자어는 괄호 안에 넣는 등 경제학도가 아닌 대학생 및 일반인들도 읽기가 용이해졌다.

 

 

 

영국 경제학자 케인즈( John Maynard Keynes,&nbsp; 1883~1946)

 

 

 

 아담 스미스의“국부론”, 마르크스의“자본론”과 더불어 경제학 3대 고전의 하나로 손꼽히는 이 책의 탄생 과정과 그 학문적 의의를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929년 세계대공황으로 촉발된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장기불황 이전까지 주류경제학인 신고전파의 경제이론은 자유로운 경쟁이 존재하는 한 시장메카니즘의 자동조절 작용으로 재화의 수급은 균형을 이루게 되었다. 임금의 변동으로 노동의 수급은 균형을 이루며, 이자율의 변동으로 저축과 투자는 균형을 이루게 된다고 생각되었다. 한마디로, 자유방임이 허용되는 한 시장의‘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의 작용으로 공급은 그 자체의 수요를 창출하고, 고용은 비자발적 실업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언제나 완전고용을 이루는 등 경제체계는 항상 균형을 이룬다고 보았던 것이다.

 

 

 

 

 

 높은 실업률과 심각한 불경기. 현재 우리나라가 직면한 문제이자 <일반이론>이 탄생한 배경이다. 고용, 이자, 화폐, 재정 등 모든 거시 경제경책들과 거시경제학 자체가 <일반이론>으로 대표되는 '케인즈 혁명'의 결실이다. 그러나 대공황으로 야기된 대량실업과 장기침체라고 하는 현실에 의해 그 타당성이 부정된 상황에서 기존의 패러다임에 대한 비판과 반성이 제기되었다. 자유방임의 경제체계 하에서는 불완전고용이 일반적인 현상이고, 완전고용은 균형상태의 특수한 경우에 지나지 않는다. 실업의 감소와 완전고용의 실현을 위해서는 정부가 시장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하면서, 그것을 이론적으로 논증할 뿐만 아니라 모든 경우에 타당한 일반적이고 새로운 이론의 정립을 의도하여 탄생한 것이 <일반이론>이다.

 이 책은 경제학의 발전과정에서 한계혁명 이후 신고전파 경제학이 당연시해 왔던 기본 전제들을 비판하고, 개개 경제주체에게 타당한 것도 그것을 합계한 전체에게 타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소위 구성의 오류와 시장 및 투자의 불확실성을 전제로 함으로써 경제문제 분석에서 혁명적 전환을 가져왔다. 이를 일러 경제학에서는“케인즈 혁명”이라고 불렀던 것이다. 시장에서의 가격 결정과 그를 중심으로 한 개별 경제주체들의 행동을 분석하는 미시경제학과는 달리, 이자율과 통화량 조절 등 화폐금융 정책을 통한 고용증대와, 개인의 소비지출 증대 유도와 정부의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조절 대책, 경제성장 정책 등을 분석대상으로 하는 거시경제학 및 거시경제정책들, 즉 정부의 주요 경제정책들은, 모두 그 이론적 바탕을 이 책에서 세세하게 중명하고 있다.

 

 

 이 책은 총 6편 24개 장(章)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 1편인 서론에서는 이전까지의 경제학이 완전고용이 달성된 특수한 경우에만 타당한 경제이론인 데 반해, 불완전고용의 경우까지 포괄하는 일반이론인 이유를 설명하고, 고전파 경제학의 공준을 비판적으로 검토한 후 유효수요의 개념을 소개한다.

 제 2편에서는 이 책에서 새롭게 제기되는 여러 개념들을 정의하고,

 제 3편에서는 소득에 비한 소비 수준을 결정하는 요인으로서 소비성향이란 개념을 설명하고,

 제 4편에서는 투자 수준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자본의 한계효율과 장기 기대, 이자율 수준, 유동성 선호 이론 등과 고용에 대한 일반이론을 설명하며,

 제 5편에서는 화폐임금의 변화와 고용수준과의 관계 및 고용함수와 가격이론들이 검토되고,

 제 6편에서는 일반이론이 도출되게 된 학술적 배경과 일반이론이 도출하는 사회철학 등이 본서의 주석으로 소개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높은 실업률이 큰 사회문제로 되어 있고, 고용증대가 정부의 가장 중요한 현안이 되어 있다. 이런 시점에서“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이란 풀 타이틀을 가진 이 책의 문제 인식과 문제 해결의 방법론을 배우는 것은 새삼 중요성을 갖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현실적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이 책은 다시 평가되고 학습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금에 와서는 경제학을 배우고 있거나 배운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당연시되는 개념들, 즉 비자발적 실업, 유효수요, 한계소비성향, 유동성선호, 승수이론, 자본의 한계효율, 공개시장조작 등의 개념들이 처음 제기되어 분석되고 정의된 것도 바로 이 책에서이다. 따라서 현대의 거시경제학과 정부의 경제정책 수단과 기법들을 이해함에 있어서 그것을 탄생시킨 케인즈 <일반이론>의 숙독이야말로 경제이해의 필수불가결의 전제조건이 아닐까 한다. 특히 조 순 박사는 케인즈 전공자로서의 자신의 명예를 걸고 직접 원고지를 만년필로 매우며 번역했던 것으로 전해 진다. 가장 신뢰할만한 번역서인 것이다.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