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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갑천 어원이야기3

'어머나'의 어원 '어머나'의 어원 어머나 ! 예수교 전도하는 이의 이야기 말고도 그 신자가 비신자에게 하는 이야기하는 이런 것이 있다. “배를 타고 갔다고 합시다. 갑자기 폭풍이 일었어요. 배의 운명은 격강간(頃刻間)에 있다 이 말입니다. 이때 인간은 누구나 소박한 종교인으로 되는 겁니다. 이때 이르러서는 부르짖게 되거든요. ‘하나님, 저희에게 구원의 손길을 뻗쳐 주시옵소서!’라고 말입니다.” 그럴듯하다. 과학이 아무리 발달해도 역시 인간은 약한 것이다. 원자력이 어쩌네 해도, 번쩍 하는 번갯불 한 번에 얼마의 전력이 쏟아진다던가? 이런 얘기를 들으면서는 역시 자연의 힘을 헤아리게 되면서 동시에 옛 사람들의 샤머니즘을 이해할 수 있게도 된다. 그런데 그렇게 ‘생명적’인 데에 관계되지 않는 일상사의 경악에서, 우리는 ‘어.. 2023. 3. 28.
'동무'의 어원 '동무'의 어원 해방이 되고부터 어째 빼앗기고, 그래서 잊어가고 있다 싶은 말들이 있다. 정치적인 영향 때문이다. ‘인민’에 ‘조선’ 같은 말이, 전혀 안 쓰이는 것은 아니지만, 달가운 마음으로 쓰이는 것은 아니다. ‘5천만 조선인민은…’ 하는 말은 영락없이 ‘빨갱이’가 하는 말이지, 이쪽 대한민국 사람이 할 수 있는 말로는 조금쯤은 용납되기 어렵다는 인상을 준다. 이건 저들의 소위 ‘국호(國號)’라는 것에 들어있는 문자여서 그렇다 하더라도, ‘동무’라는 말까지가 어린이 세계 외에서는 경원당하고 있는 것이, 아무래도 마땅치가 않다. “… 저 있지 않아, 내 동무 경애 말이야. 그 애 동생이 아까 차에 치여서 병원에 갔는데…” 초등학교 3학년 짜리 딸아이는 ‘경애’가 제 ‘동무’라고 말한다, 하기야 그들이.. 2023. 3. 16.
'오입쟁이'의 어원 '오입쟁이'의 어원 여자 같으면 ‘화냥년’쯤에 해당할 사내가 ‘오입쟁이’일까? 그러나 정확한 반대 개념으로 될 수도 없을 것 같은 것이, 그런 뜻으로라면 ‘오입쟁이’보다는 ‘잡놈’ 쪽이 더 가까울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잡놈’의 반대 개념이면 ‘잡년’이 있다 싶어서 내세워본 ‘화냥년’이다. ‘오입쟁이’는 그렇게 악의(惡意)로만은 쓰이지 않는다. 미국말로 번역해 본다면 ‘플레이보이(playboy)’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오입쟁이 하면, 사는 멋도 알고 복장에 대한 멋도 알면서 적당한 인테리층이요, 또 매너면으로 본다고 해도 깍듯하고 정중한 곳이 없을 수 없는 인간상이 떠오른다. ‘그는 장안의 오입쟁이였다’고 할라치면, 다시 말해 볼 때 ‘그는 장안의 멋쟁이였다’는 말과 과히 틀리지 않게 연.. 2023. 3.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