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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희2

문정희 시집 『오라, 거짓 사랑아』 문정희 시집 『오라, 거짓 사랑아』 시인은 변심한 꽃에게 어제의 그 모습이 무엇이었는지, 사랑한다고 말하던 그 입술은 도대체 무엇이었는지 따진다. 그 사랑은 오늘 모두 사라지고 없다. 그래서 꽃의 사랑은 거짓이었다고 탓한다. 다 쓰고 나서 한 줄 끼워 넣는다. '꽃아, 그래도 또 오너라' 문정희 시인(1947 ~ )은 전남 보성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성장, 진명여고 재학 중 백일장을 석권하며 주목을 받았고, 여고생으로서는 한국 최초로 첫 시집 『꽃숨』을 발간했다. 1969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현대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마케도니아 테토보 세계문학 포럼에서 작품 「분수」로 〈올해의 시인상〉(2004), 2008년 한국예술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최우수 예술가상〉 문학.. 2013. 7. 8.
조등(弔燈)이 있는 풍경 / 문정희 조등(弔燈)이 있는 풍경 문정희 이내 조등이 걸리고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아무도 울지 않았다 어머니는 80세까지 장수했으니까 우는 척만 했다 오랜 병석에 있었으니까 하지만 어머니가 죽었다 내 엄마, 그 눈물이 그 사람이 죽었다 저녁이 되자 더 기막힌 일이 일어났다 내가 배가 고파지는 것이었다 어머니가 죽었는데 내 위장이 밥을 부르고 있었다 누군가 갖다준 슬픈 밥을 못 이긴 척 먹고 있을 때 고향에서 친척들이 들이닥쳤다 영정 앞에 그들은 잠시 고개를 숙인 뒤 몇 십 년만에 내 손을 잡았다 그리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아니, 이 사람이 막내 아닌가? 폭 늙었구려." 주저없이 나를 구덩이 속에 처박았다. 이어 더 정확한 조준으로 마지막 확인 사살을 했다 "못 알아보겠어. 꼭 돌아가신 어머니인 줄 알았네... 2009. 8.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