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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승4

절대고독과 플라타너스 『김현승 시선』 절대고독과 플라타너스 『김현승 시선』 김현승(金顯承, 1913~1975)은 1913년 4월 4일, 부친 김창국(金昶國)과 모친 양응도(梁應道) 사이에서 태어났다. 부친의 신학 유학지인 평양에서 태어나 6세 때까지 부친의 첫 목회지 제주읍에서 자랐다. 1919년 4월, 부친이 전남 광주로 전근을 가자 따라.. 2013. 11. 11.
아버지의 마음 / 김현승 아버지의 마음 김현승 (1913 ~ 1975)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 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바깥은 요란해도 아버지는 어린 것들에게는 울타리가 된다. 양심을 지키라고 낮은 음성으로 가르치신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들이다. 가장 화려한 사람들은 그 화려함으로 외로움을 배우게 된다.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은 집과 같이 거룩한 존재입니다. 집이 있기에 사람들은 그 곳에 주소를 두고, 이름을 적을 뿐 아니라, 가정이라는 보금자리를 이루어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거지요. .. 2011. 7. 18.
모란이 피기까지 /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영랑 (1903 ~ 1950)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둘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둘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 [문학] 3호(1934. 4)- 이 계절에 잘 어울리는 시입니다. 김소월(金素月)이 진달래꽃을 이별의 징표로 형상화한 것과는 달리 영랑은 모란을 봄의 절정, 즉 봄의 모든 것으로 상징화하면서 삶의 보람, 삶의 목적을 거기에 귀일시키고 있.. 2011. 5. 2.
절대 고독(絶對 孤獨) / 김현승 절대 고독(絶對 孤獨) 김현승 나는 이제야 내가 생각하던 영원의 먼 끝을 만지게 되었다. 그 끝에서 나는 눈을 비비고 비로소 나의 오랜 잠을 깬다. 내가 만지는 손끝에서 영원의 별들은 흩어져 빛을 잃지만, 내가 만지는 손끝에서 나는 내게로 오히려 더 가까이 다가오는 따스한 체온을 .. 2009. 7.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