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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림3

김기림 시집 『기상도』 김기림 시집 『기상도』 김기림(金起林)이 지은 시집으로 1936년 [창문사(彰文社)]에서 간행하였고, 1948년 [산호장(珊瑚莊)]에서 재판하였다. 장시(長詩)를 표방하고 써낸 는 라는 일곱 개의 소제목으로 구성되었다. 괄호 안에 넣은 고딕체까지 합쳐 약 400여 행에 이르는 이 작품은 일종의 문명비판을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의 작중 화자는 세계지도를 따라 여행한다. 그리고 신문의 토픽난에 보도됨직한 사건들을 시 속에 등장시켜 풍자하고 있다. 예컨대 “독재자(獨裁者)는 책상을 따리며 오직/〈단연히 단연히〉 한 개의 부사(副詞)만/발음하면 그만입니다.”라는 구절이 그것이다. 그 밖에도 김기림은 외국산의 꽃이름, 국제열차, 항구의 이국풍, 기상도, 세계지도, 외국영사관 등을 등장시켜서, 이 시가 모더니즘의.. 2013. 8. 12.
이발사의 봄 / 장서언 이발사의 봄 장서언 (1912 ~ 1979) 봄의 요정(妖精)들이 단발하러 옵니다. 자주공단 옷을 입은 고양이는 졸고 있는데 유리창으로 숨어드는 프리즘의 채색(彩色)은 면사(面紗)인 양 덮어 줍니다. 늙은 난로(暖爐)는 까맣게 죽은 담배 불을 빨며 힘없이 쓰러졌습니다. 어항 속에 금붕어는 용궁(龍宮)으로 고향으로 꿈을 따르고. 젊은 이발사(理髮師)는 벌판에 서서 구름같은 풀을 가위질 할 때, 소리없는 너의 노래 끊이지 마라 벽화(壁畵) 속에 졸고 있는 종다리여. - [동광](1930년) - 1930년대 모더니즘 시인인 장서언의 시에는 그 이전의 서정시와는 달리, 현대적인 감각과 위트가 엿보이며, 다분히 회화성(繪畫性)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는 감각적 이미지즘의 모더니즘에 입각한 청신한 감각의 시를 썼습니.. 2012. 3. 26.
길 / 김기림 길 김기림(1908 ~ ? ) 나의 소년시절은 은빛 바다가 엿보이는 그 긴 언덕길을 어머니의 상여와 함께 꼬부라져 돌아갔다. 내 첫사랑도 그 길 위에서 조약돌처럼 집었다가 조약돌처럼 잊어버렸다. 그래서 나는 푸른 하늘빛에 호젓 때없이 그 길을 넘어 강가로 내려갔다가도 노을이 함북 자주빛으로 젖어서 돌아오곤 했다. 그 강가에는 봄이, 여름이, 가을이, 겨울이 나의 나이와 함께 여러 번 다녀갔다. 까마귀도 날아가고 두루미도 떠나간 다음에는 누런 모래둔덕과 그리고 어두운 내 마음이 남아서 몸서리쳤다. 그런 날은 항용 감기를 만나서 돌아와 앓았다. 할아버지도 언제 난 지를 모른다는 마을 밖 그 늙은 버드나무 밑에서 나는 지금도 돌아오지 않는 어머니, 돌아오지 않는 계집애, 돌아오지 않는 이야기가 돌아올 것만 같.. 2010. 10.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