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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뉴욕의 암흑가와 이민자 사회를 그린 <갱스 오브 뉴욕(Gangs of New York)>

by 언덕에서 2024. 12. 13.

 

 

 

뉴욕의 암흑가와 이민자 사회를 그린 <갱스 오브 뉴욕(Gangs of New York)>

 

영화 <갱스 오브 뉴욕(Gangs of New York)>은 2002년은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19세기 중반 뉴욕의 암흑가와 이민자 사회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장대한 복수극 영화다. 유명 배우 디카프리오, 다니엘 데이 루이스, 카메론 디아즈가 주연을 맡아 당시 뉴욕의 정치적 혼란과 폭력을 사실적으로 그렸다.

 <갱스 오브 뉴욕>은 19세기 뉴욕의 암울한 현실과 당시 이민자들 간의 갈등을 리얼하게 묘사하며, 갱 전쟁을 통해 사회적 모순과 불안정을 보여주는 영화다. 1800년대 중반 뉴욕의 극심한 빈부 격차, 정치적 부패, 이민자에 대한 차별, 그리고 갱단의 권력 다툼 등 다양한 요소가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스코세이지 감독은 19세기 뉴욕을 재현하기 위해 이탈리아 시네치타 스튜디오에 파이브 포인츠 거리를 완벽하게 재현했는데 당시의 혼란스러웠던 뉴욕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강렬하고 무자비한 캐릭터 인 빌 더 부처 역할을 맡아 높은 평가를 받았고, 영화의 긴장감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영화는 비록 복수극이라는 개인적 이야기로 출발하지만, 한편으로는 미국의 뿌리 깊은 인종 문제와 이민자 문제를 다루면서 이민자들이 겪는 고난과 역경을 사실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1846년 뉴욕 맨해튼의 지역 중 하나인 파이브 포인츠(Five Points) 구역은 여러 갱단이 세력 다툼을 벌이는 곳이다. 아일랜드 이민자들이 결성한 갱단 ‘데드 래빗스’의 리더 ‘프리스트’ 발런은 네이티브 아메리칸을 자처하는 갱단 ‘네이티브’의 리더 빌 더 부처(Bill the Butcher)와 대립 중이다. 두 갱단의 격렬한 싸움 끝에 발런은 빌에게 살해당하고, 발런의 어린 아들 암스테르담 발런(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은 고아원으로 보내진다.

 16년 후, 암스테르담은 성인이 되어 파이브 포인츠로 돌아와 아버지의 복수를 다짐한다. 하지만 그는 직접적인 복수보다는 빌의 신임을 얻으며 서서히 그의 신변에 가까워지는 전략을 세운다. 암스테르담은 빌에게 접근해 그의 갱단에서 일하며, 빌의 오른팔이 될 만큼 신임을 얻는다. 이 과정에서 절도범이자 미모의 여성 제니 에버딘(카메론 디아즈)과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

 

 암스테르담이 복수심을 품고 있다는 것을 빌이 알아차리면서 위기가 고조된다. 빌은 아버지의 죽음을 기억하냐며 암스테르담을 모욕하면서 복수심을 자극한다. 결국 암스테르담은 빌에게 맞서 싸울 것을 결심하고, 데드 래빗스의 이름으로 옛 동료와 아일랜드 이민자들을 결집시켜 세력을 다시 만든다. 이로 인해 파이브 포인츠는 다시 폭력과 살육의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굥교롭게도 미국 내 남북전쟁으로 인해 전쟁의 혼란과 반(反)이민자 정서가 고조된 시기와 아일랜드 이민자들끼리의 폭력과 갈등이 격화된 시기는 같았다. 암스테르담과 빌은 각각의 갱단을 이끌고 최후의 결전을 벌인다. 그러나 그 싸움이 한창일 때, 징병제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폭동으로 인해 뉴욕 시내는 아수라장이 되고, 군대가 개입하면서 파이브 포인츠는 더 큰 혼란에 휩싸인다.

 파이브 포인츠에 대규모 폭력이 벌어지는 와중에 암스테르담과 빌의 대결은 마침내 끝을 맺는다. 암스테르담은 빌과 치열한 싸움 끝에 그를 죽이고 아버지의 복수를 이룬다. 암스테르담이 빌의 시신을 묻으며 변해가는 뉴욕의 모습을 지켜보는 장면에서 영화의 막이 내린다.

 

 암스테르담 발런과 빌 더 부처의 관계는 단순한 적대감과 복수를 넘어, 애증이 섞인 복잡한 감정이 얽힌 관계다. 빌이란 존재는 어린 시절 암스테르담의 아버지를 죽인 원수이자, 암스테르담이 반드시 넘어야 할 존재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암스테르담이 빌에게 복수하기 위해 가까이 다가가면서 이 관계는 단순한 원한을 넘어 여러 층의 감정을 수반하게 된다.

 암스테르담은 아버지를 잃은 순간부터 빌에게 복수할 것을 다짐하고, 파이브 포인츠로 돌아와 그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 그러나 빌의 갱단에 속해 지내는 동안 암스테르담은 빌이 가진 강한 카리스마와 리더십을 직접 경험한다. 빌은 폭력적이고 냉혹한 인물이지만 그만의 규칙과 원칙에 따라 행동하며 충성심을 중시하는 인물이다. 이 과정에서 암스테르담은 빌의 리더십과 자기만의 고유한 가치관에 점차 감탄하게 되며, 그에 대한 복합적인 감정을 느낀다.

 빌은 암스테르담의 아버지 ‘프리스트’ 발런과의 대결을 통해 깊은 영향을 받았으며 그를 존경하기도 했다. 빌에게 발런은 강력한 경쟁자로서 존중받는 존재였고 그의 죽음은 단순한 살해 이상의 상징성을 가졌다. 암스테르담을 알게 된 이후 빌은 그에게 일종의 아버지 같은 존재로 다가가고자 했으며 자신이 느낀 아버지에 대한 감정을 암스테르담에게 투사하려고 한다. 이로 인해 둘의 관계는 더욱 복잡해지며, 빌은 암스테르담을 가족처럼 대하면서도 동시에 그의 반항을 경계한다.

 

 

 

 암스테르담이 빌의 신임을 얻고 나서도 복수의 결심을 버리지 않으면서 이들의 관계는 반전과 갈등으로 긴장감을 더해간다. 빌은 암스테르담이 자신에게 도전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그를 경멸하거나 가볍게 처리하지 않고 오히려 그의 결단을 시험한다. 암스테르담은 빌에게서 아버지를 잃은 상처와 복수심을 채우고자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빌을 존경하고 그에게 영향을 받은 복잡한 감정을 품는다.

 결국, 암스테르담은 아버지의 복수를 이루기 위해 빌과 대결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도 빌과 같은 강인함과 끈기가 있음을 자각한다. 빌을 죽인 후 암스테르담은 복수라는 목표를 달성했지만 빌의 시신을 묻으며 그의 존재를 인정하고 자신이 어떤 길을 걷게 되었는지를 성찰한다. 암스테르담과 빌의 관계는 복수를 넘어 스승과 제자, 아버지와 아들 같은 감정이 섞인 애증의 관계로 남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