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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친절해서 좋았다?

by 언덕에서 2015. 5. 15.

 

 

 

 

 

친절해서 좋았다?

 

 

 

16년 동안 사용해오던 냉장고가 또 고장 났다. 이제는 수명이 다했다는 신호로 여기고 매장에 가서 새 것을 주문했다. 배달을 요구한 날짜에 해당 기사들이 와서 친절하게 설치해주었고 헌 냉장고도 수거해갔다. 그런데…….

 설치 기사는 며칠 후 본사로부터 전화 오면 직원의 친절도에 대해 ‘매우 만족’이라는 답변을 해달라 부탁했다. 나는 ‘그러겠노라’고 흔쾌히 대답했다. 못미더웠는지 거듭 부탁했다. 나는 ‘걱정 마시라’고 말하며 ‘최선을 다해 일했는데 무슨 걱정이냐’며 대답했다.

 며칠 후 그 기사에게 또 전화가 왔다. 내일 분명히 전화가 갈 건데 ‘매우 만족’하다는 답변을 해달라고 또 부탁했다. 나는 알겠다고 대답했다.

 그 다음날 다시 같은 내용의 부탁 전화가 왔다. 나는 알겠다고 답했지만 이래도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윽고 아래 그림과 같은 문자가 날아왔다. 알겠다고 약속했는데도 계속해서 무례한 요청이 오는 것이다.  

 

 

 

 

 만족도 설문은 5단계로 구성되어 있었다. '매우 만족·만족·보통·불만·매우 불만'이 그것이다.

 '매우 만족'이라고 대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냥 '만족'이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의미의 문구에 비애를 느끼게 된다. 이 짧은 문자에 S전자의 하청회사에 대한 '갑질'을 고스란히 알게 된다.

 

 S전자 해당 임원, 업무 관계자는 명심하시기 바란다. 친절에 대한 고객만족(CS)은 소비자의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자발적으로 우러나와야 한다. 문제는 이런 일이 유독 S전자에서 자주 목격된다 사실이다. 비단 이번 일 뿐만 아니라 '○○전자서비스센터'라는 곳에서 휴대폰을 고친 후, PC를 A/S 받은 후 항상 요청받게 되는 이러한 불편한 현상은 무엇인가? 본사에서 전화 오면 ‘매우 만족’이라는 답변을 해당 직원이 강권하듯 부탁하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협력 회사나 자회사 직원들에게 고통스런 고객만족을 짜내고 있는 것 아는지 묻고 싶다. 이런 후진적인 기업문화를 애플은 물론 샤오미도 비웃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