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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현대소설

푸슈킨 장편소설 『예프게니 오네긴(Evgenii Onegin) 』

by 언덕에서 2012. 8. 23.

 

 

 

푸슈킨 장편소설예프게니 오네긴(Evgenii onegin) 

 

 

 

 

 

 

러시아 시인 푸슈킨(Aleksandr Sergeevich Pushkin.1799 ∼1837)의 시 형식의 소설로 전 8장(章)으로 구성되었으며 1823∼30년 사이에 집필되었다.  1825년 12월, 러시아에서는 청년 장교들이 최초의 근대적 혁명을 일으키는데, 그것이 ‘데카브리스트(Dekabrist)의 난1’이다. 데카브리스트들은 농노제 폐지와 입헌정치의 실시를 외치며 무장 봉기를 꾀하지만, 실패로 돌아가고, 그들의 이상은 러시아 사회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 작품은 푸슈킨의 대표작이자 러시아 삶의 백과사전이라 칭송받는 운문 소설이다. 권태에 사로잡힌 귀족 예브게니 오네긴과 순수하고 아름다운 여인 타티아나의 엇갈릴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사랑을 통해 당대 러시아인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문학뿐만 아니라 영화, 연극, 오페라 등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이 작품의 주인공 오네긴은 이와 같은 이상에 동조를 하면서도 정열과 행동력이 결여된 귀족청년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예프게니 오네긴>에 의해서 러시아 문학은 비로소 사실적인 문학작품을 가지게 되었고 급속한 발전을 하였다. 이 소설에서 소재를 얻어 차이코프스키는 같은 이름의 3막 가극을 작곡하였으며 1879년 모스크바에서 초연되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백부의 죽음으로 거액의 재산을 상속받은 오네긴은 사교계를 떠나 시골로 가서 농장을 돌보았다. 새로운 생활의 시작은 그에게 기쁨을 안겨주는 듯했지만, 사흘이 지나자 권태롭기만 했다. 자연의 아름다움은 그에게 마음의 위안을 주지 못했고, 그의 유일한 즐거움이란 이웃에 사는 젊은 귀족 렌스키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일 뿐이었다. 그러나 이들 두 사람은 단지 심심풀이로 친구가 된 것뿐이었다.

 렌스키는 독일로 유학하여 ‘괴팅겐 정신’의 이상에 불타는 시인이었고 라린 가(家)의 둘째 딸 올리거를 깊게 사랑하고 있었다.

 어느 날, 오네긴은 렌스키와 함께 라린 가를 방문하며 올리거와 그녀의 언니 타차나를 소개받게 되었다. 타차나는 뛰어난 미모를 갖지는 않았지만, 낭만적인 꿈을 꾸는 소박한 시골 처녀였다. 그녀는 오네긴의 우아함에 반해 그에게 연애편지를 보냈다. 그러나 일찍부터 사교계의 스타로서 방종한 생활을 해 온 오네긴은 타차나의 순진함에 끌리기는 하나, 그녀를 마음 속 깊이 사랑하지는 않았다. 오네긴의 태도에 타차나는 절망감에 빠졌다. 얼마 후 라린 가에서 타차나의 생일 파티가 열리는데, 타차나의 굳은 표정을 보니 오네긴은 동정심이 일어났다.

 그러나 오네긴은 일시적인 기분으로 보란 듯이 올리거와 흥겹게 춤을 추어 렌스키의 질투와 분노를 부추겼다. 이튿날 렌스키는 오네긴에게 결투를 신청하지만, 결과는 렌스키의 비운의 죽음으로 끝을 맺었다.

 오네긴은 올리거의 행복을 짓밟고 타차나를 슬픔에 빠뜨린 채 방랑길에 올랐다.

 몇 년이 흐른 뒤 오네긴은 그레밍 공작의 저택에서 열린 무도회에 나타났다. 그는 거기서 젊고 아름다운 공작부인을 만났는데, 그녀가 타차나라는 것을 알아채고 마음에 동요를 일으켰다. 오네긴은 타차나에게 사랑의 구애를 담은 편지를 썼지만, 타차나는 옛날의 소녀는 이미 사라졌다며 거절했다. 사실 타차나도 오네긴에게 끌렸지만, 남편을 존경하는 마음에서 그의 사랑을 물리친 것이었다.

 

 

▲ 2013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가 무대에 올린 예브게니 오네긴 공연 장면. (사진제공: 예술의전당)

 

 


 주인공 예브게니 오네긴은 사망한 친척의 유산을 상속받기 위해 시골로 간다. 그 곳에서 만난 타티아나에게 사랑고백을 받지만 이를 거절하고 그녀의 애인을 결투끝에 죽인다. 우아한 사교계의 여왕이 된 따찌야나에게 뒤늦은 사랑을 호소하지만 거절당하고 만다.  
 예브게니 오네긴은 국외자, 잉여인간으로 살아가던 당시 지성인들의 자화상이라고 할 수 있다. 목적도 의미도 없이 살아가지만 그는 자신과 그가 처한 세계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 『예브게니 오네긴』은 당시 지성인의 정체성 문제를 심도있게 다루면서,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고 회의하는 고독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오네긴은 러시아 문학에서 이른바 ‘쓸모없는 사람’의 전형으로서, 19세기 러시아의 농노제와 전제정치 밑에서 뛰어난 개성을 지닌 사람의 비극을 말해준다. 또 타차나는 정숙하고 애정이 넘치는 러시아 여성의 전형으로서, 후세의 문학작품 속에서 발전되어 나간다.

 

 

 푸슈킨은 러시아 문학사상 최초의 리얼리즘 작품인 『예브게니 오네긴』을 쓰기 시작한 1823년 무렵에는 낭만주의 한계를 의식하게 되었으며, 『집시』(1824)에서 바이런적 주인공에 대한 비판의 눈길로 개인과 사회, 자유와 운명의 문제를 제기하였다.

 1824년 무신론을 긍정한 편지가 압수되면서 미하일로프스코에 마을에 연금된 동안, 비극시 「보리스 고두노프」(1825), 풍자적 서사시 「누손백작」(1825) 등을 완성하였다. 고독하고 불우한 유폐생활을 통해서 사상적.예술적 성장을 하게 되고 러시아 국민시인으로 성숙하는 계기를 맞게 되었다.

 이 작품은 운문소설로, 19세기 농노제와 전제정치하의 러시아 사회에서 뛰어난 개성을 지닌 사람의 이야기이다.

 재능은 있지만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쓰러져 가는 오네긴의 모습은 19세기 러시아 사회를 대표하는 지식인의 전형이다. 그는 상류사회의 환락에 빠져 세상의 모든 것에 권태를 느끼고 있었는데, 이런 인물은 1825년의 데카브리스트 난 이후 니콜라이 1세의 탄압정치 밑에서 증대된 유형이다.

 푸슈킨은 이런 지식인의 모습을 신랄하게 비난하면서도 동시에 동정하고 있다. 오네긴은 푸슈킨이 다른 작품에도 다루고 있듯이 ‘겉도는 존재’인 것이다.

 한편, 타차나는 서구문화에 스며든 무력한 지식인의 모습과는 다르게 그려지고 있다. 그녀는 어린 소녀와 같은 마음으로 사랑했던 오네긴의 사랑고백에 동요를 하지만 본능적으로 그 사랑의 허무함을 알고 있다. 타차나는 러시아의 대자연 속에서 탄생한 러시아 민중의 소박하고 강인한 정신을 고루 갖춘 이상적인 여성상이 아닌가 한다.

 

 

 


오페라  예프게니 오네긴 :

 

극은 총 3막으로 구성됐다. 1막에서는 주인공 오네긴(Onegin)과 타티아나(Tatiana)의 만남, 그리고 타이아나의 구애로 이어진다. 하지만 오네긴은 타티아나의 고백을 거절하고 장면은 2막으로 넘어간다. 타티아나를 위한 파티에 참석한 오네긴은 그 자리에 싫증을 낸다. 그 자리에 끌어낸 친구 렌스키를 놀리기로 결심하고 렌스키의 약혼녀인 올가에게 춤을 신청한다. 이를 모른 렌스키가 올가에게 춤을 신청하자 올가는 오네긴과 선약이 있다며 거절한다.
 화가 난 렌스키는 오네긴에게 결투를 신청하고, 다음 날 아침 렌스키는 올가가 마음이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후회하지만 약속 장소로 향한다.


 

※데카브리스트의 난 : 1825년 12월, 러시아에서 농노제 폐지를 목표로, 나폴레옹 전쟁 시대에 서유럽 자유 사상에 접한 귀족 출신의 청년 장교들이 귀족 정치를 반대하는 운동을 벌였으나, 일반 대중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지 못하여 데카브르스트의 거사는 실패하였다. 니콜라이 1세의 즉위식에서 일으킨 반란은 니콜라이 1세의 보수 반동 정책을 강화시켰으며, 황제는 국내의 정치적 자유 운동을 탄압하기 위하여 제3국을 창설하여 반대자들을 철저히 숙청하였다. 데카브리스트 난은 러시아 최초의 혁명 운동이라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