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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배웅

by 언덕에서 2012. 1. 14.

 

 

 

 

 

 

배웅


어머니를 화장(火葬)하고

납골당(納骨堂)으로 가는 길

 

부산광역시 두구동 시립 화장장에서

경남 밀양시 교동 밀양성당 '천상낙원1'까지

 

60km, 한 시간 거리, 

한겨울 고속도로변에 눈이 내린다


'야훼는 나의 목자(牧者) 아쉬울 것 없노라2'

한겨울 국도변에 비가 내린다


'주여, 세상의 온갖 수고와 고생(苦生)을 생각해 주소서3'

한겨울 도시의 노변(路邊)에 눈비가 내린다


눈이 내린다

비가 내린다

눈비 되어 내린다

 

병고(病苦)와 근심이 없는 곳에서

이제는 편하게 쉬세요, 어머니

 

안개 낀 도로, 눈비 속에

산하(山河)는

목이 메어

 

(2006. 1. 15)

 

 

 

             

 

 

 

 

 

 

500

  1. * 천상낙원 - 경남 밀양시 교동 밀양성당 구내에 설치된 교인용 납골당 명칭. 제대 밑에 김대건 성인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다. [본문으로]
  2. 가톨릭 성가집 520번 '야훼는 나의 목자'에서 한 소절을 인용함. [본문으로]
  3. 가톨릭 성가집 470번 '오늘 세상을 떠난'에서 한 소절을 인용함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