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 철학 산문 시집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Also sprach Zarathustr)』
형제들이여, 맹세코 대지에 충실하라. 하늘 나라에 대한 희망을 설교하는 자들을 믿지 말라! 그들은 그들 스스로가 알고 있든 모르고 있든 간에 독을 타 사람들에게 화를 입히는 자들이다(머리말).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이하 '짜라두짜')」는 독일 철학자 니체(Nietzsche Friedrich Wilhelm.1844∼1900)의 4부로 구성된 철학적 산문시로 1883~85년에 간행되었다. 산속에 숨어살던 차라투스트라[고대 페르시아의 배화교(拜火敎) 교조 조로아스터의 독일식 이름]가 '신은 죽었다'고 선언하고 산을 내려와 여행하면서 가르침을 전하는 모습을 뛰어난 문장으로 기술한 철학적 서사시이다.
이 서사시는 니체 자신의 이상적 분신(分身)인 차라투스트라(조로아스터)를 통해 초인(超人), 권력을 향한 의지, 영원회귀(永遠回歸) 등 니체의 중심사상을 교설한 설교집의 모습을 띠고 있다.
이 작품에는 니체의 중심사상인 힘에의 의지, 초인(超人)ㆍ영겁회귀(永劫回歸)ㆍ권력에의 의지 등이 비유와 상징 및 시적인 문장으로 전개되어 있다. 아름다운 어구(語句), 시적 표현을 아로새겨서 기존의 그리스도교적 질서를 파괴하고 현대인의 중심문제를 예언하고 그의 사상을 구상화하여 후에 사상가뿐만 아니라, 많은 시인과 문학가들에게도 영향을 끼쳤다.
▶서설(序說)과 제1부 : 10년간 산상(山上)의 고독한 생활을 보내던 주인공이 ‘신은 죽었다’는 깨달음을 얻고 인간세계에 내려와 초인의 이상을 논한다.
1881년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가 질스마리아의 실바플라니 호숫가의 숲속을 거닐고 있을 때 하나의 사유가 ‘비둘기처럼 조용하게’ 찾아왔다. 니체는 고대 페르시아의 예언자로서 ‘조로아스터교’의 창시자였던 차라투스트라의 입을 빌려 자신의 사유를 펼쳐낸다. 사실 예언자 차라투스트라와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대조적이다. 전자가 선악을 엄격하게 구분한 가운데 도덕을 창시했다면, 후자는 도덕의 몰락과 새로운 세계의 시작을 말한다. 말하자면 니체는 페르시아의 차라투스트라를 몰락시키고 그에게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 셈이다. 그리고 1883년 2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부를 쓰기 시작한다. 1부를 완성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열흘이다.
▶제2부 : 영원회귀의 사상이 그의 내면에서 성숙해가나, 이를 세계에 전하기에는 역량이 부족함을 느끼고 더욱 성숙한 인식을 위해 산으로 되돌아간다.
▶제3부 : 영원회귀사상의 성숙을 기다리며 삶의 절대적 긍정을 노래한다.
2부와 3부 역시 그해 여름과 겨울에 각각 열흘에 걸쳐 완성되었다. 그리고 1884년 반년간의 작업을 거친 뒤, 1885년에 제4부가 나왔다. 조용히 다가온 사유와 폭풍과 같은 글쓰기. 그렇게 니체는 영감을 인류에게 보낸 최고의 선물로 만들어냈다.
‘짜라두짜’는 차라투스트라의 변신 이야기다. 그는 동굴에서의 수련과 인간의 심연에 대한 탐사 후에 충혈된 눈을 하고 우리들에게 다가온다. 그는 때로는 웃고, 때론 아파하며 자신과 주위의 사물을 보다 섬세하게 파악하고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인간적인 것들’과 끊임없이 싸워나간다.
‘차라투스트라’의 첫 장면도 마찬가지다. 동굴에서 10년 동안 수련을 마치고 나온 차라투스트라가 성자를 만나 던진 말은 ‘신의 죽음’ 이었다. 니체에 의하면 사멸하는 인간은 존재의 불안정함에, 존재가 우연에 맡겨져 있음에 공포를 느끼며 안정을 욕망한다. 존재의 사멸성을 받아들이는 대신 피안의 영원한 세계를 설정한다. 거기서 현재의 삶은 벗어나야 할 것으로 그려진다. ‘저편의 세계를 신봉하는 사람들’은 삶의 허무함을 근거로 현재의 삶을 비난하고 평가절하한다.
▶제4부 : 동굴생활을 하던 중 7명의 더 높은 사람을 만난 차라투스트라가 초인도 대중도 아닌, 고뇌하는 인간들에게 동정을 가진다. 그러나 이러한 동정은 그에 대한 새로운 유혹이요 시련이다. 그는 결국 동정이라는 마지막 시련을 이기고 성숙한 영원회귀사상을 알리기 위해 홀로 산을 떠난다.
그런데 ‘차라투스트라’ 4부의 ‘보다 높은 인간들’이 보여주듯 인간은 붙잡을 가치가 소멸한 뒤에 다시 새로운 대체물을 발견해낸다. 가령 신의 죽음을 인정한 교황도 ‘신앙’을 만드는 것은 중단하지 않으며 미신과 주술을 거부하는 과학자조차도 실증성과 엄밀성의 신앙에 빠져든다.
니체의 `짜라두짜‘는 20세기를 연 책이다. 그가 살았던 19세기에 신을 부정한다는 것은 곧 자살행위였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해냈다. 엄밀하게 말하면 그는 `신`이라는 하나의 단어를 부정한 것이 아니었다.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 의지를 앗아가버린 모든 억압과 우상을 부정하고자 했던 것이다. 니체의 이 같은 선언은 인간의 개별적 주체성을 근간으로 한 20세기 실존철학의 전범이 됐다. 20세기 내내 이루어진 인권의 개선, 사상의 다양성, 정치체제의 발전은 모두 실존주의와 무관하지 않다. ’짜라두짜‘는 아주 긴 일종의 산문시다. 주인공 차라투스트라가 10년 동안의 산중생활을 통해 깨달음을 얻은 다음 산에서 내려와 수많은 속세 사람들에게 `초인`에 대해 설명한다는 줄거리다. 이 책은 언뜻 보면 난해하다. 형식이 산문이다 보니 읽는 이들은 기승전결이 갖추어진 하나의 소설을 상상한다. 하지만 그런 독법으로는 이 책을 이해하기 힘들다. 차라리 짧은 금언들로 가득한 어떤 경전을 읽는 느낌으로 봐야 한다. 그러면 어느 한 줄 버릴 게 없는 `문장의 보고`라는 것을 알게 된다.
"위대한 사랑은 용서와 연민조차도 극복한다. 연민의 정 하나도 뛰어넘지 못하면서 사랑이라는 것을 하는 자, 그들 모두에게 화(禍) 있으라."
"정신의 행복이란 자신이 겪는 고통을 통해 자신의 앎을 증대시키면서 스스로 생명 속으로 파고드는 것이다."
"그대들에게 초인을 가르치려 하노라. 인간은 극복되어야 할 그 무엇이다. 그대들은 자신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
니체는 전생을 걸고 자기 손으로 자기가 믿었던 집을 부숴버렸다. 그는 자기의 집을 파괴함으로써 스스로를 빈약한 존재라고 오해하고 있던 인간들을 흔들어 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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