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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春來不似春...

by 언덕에서 2011. 3. 12.

 

 

 

春來不似春...

 

 

 

 

꽃샘추위가 가고 드디어 봄이 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날은 겨울 만큼 춥고

또 어떤 날은 완연한 봄날이고…….

겨울날씨가 이렇게 오래 가는 건 몇 십 년만의 한파가 온 탓도 있겠지요.

 

 

 

2월말에는 몇 년 만에 제가 사는 동네에도 아주 많은 눈이 왔지요.

그러다 며칠 지나니 2월임에도 3월 하순의 따뜻한 날씨가 되고…….

또 그러다가 1월의 월동 설한이 되었습니다.

며칠 전 봄을 찾아서 뒷산에 갔더니만

 

 

동백은 제철이고 매화 꽃봉우리도 영글었으며

나무 등걸이에는 푸른 이끼풀도 보이는데

호수는 얼어있네요.

 

 

 

인간이 만든 공해 때문에 날씨가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된 것 아닌지 걱정스럽습니다.

이런 걸 보고 옛사람들은 春來不似春이라고 했겠군요.

 

 

그래도 봄은 오나봅니다.

산사에서는 밭갈이에 한창이고

일주일 전에 얼었던 호수를 다시 찾아가니

이번에는 오리가 물위를 신나게 노닙니다.

 

 

한차례 더 꽃샘추위가 온다는데

기상청의 예보가 맞는지 지켜볼 일입니다. 

 

 

 

그래도 봄을 기다려 봅니다.

여유 있는 기다림이 있는 봄이었으면 좋겠네요.

 

 

 

그대 앞에 봄이 있다

 

                                          김종해


우리 살아 가는 일 속에

파도 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 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 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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