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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100편 감상

산정무한(山情無限) / 정비석

by 언덕에서 2010. 11. 25.

 

산정무한(山情無限)

 

                                                           정비석(1911 ~ 1991) 

 

<&nbsp; 금강산 장안사의 정문.&nbsp;해방 전 사진으로 추정된다&nbsp;>

 

이튿날 아침, 고단한 마련해선 일찌감치 눈이 떠진 것은 몸이 지닌 기쁨이 하도 컸던 탓이었을까. 안타깝게도 간밤에 볼 수 없던 영봉(靈峯)들을 대면(對面)하려고 새댁 같이 수줍은 생각으로 밖에 나섰으나, 계곡은 여태짙은 안개 속에서, 준봉(峻峯)은 상기 깊은 구름 속에서 용이(容易)하게 자태를 엿보일 성싶지 않았고, 다만 가까운 데의 전나무, 잣나무 들만이 대장부의 기세로 활개를 쭉쭉 뻗고,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 있는 것이 눈에 뜨일 뿐이었다.

 모두 근심 없이 자란 나무들이었다. 청운(靑雲)의 뜻을 품고 하늘을 향하여 밋밋하게 자란 나무들이었다. 꼬질꼬질 뒤틀어지고 외틀어지고 한 야산(野山) 나무밖에 보지 못한 눈에는, 귀공자와 같이 기품(氣稟)이 있어 보이는 나무들이었다.

 조반(朝飯) 후 단장(短杖) 짚고 험난한 전정(前程)을 웃음경삼아 탐승(探勝)의 길에 올랐을 때에는, 어느덧 구름과 안개가 개어져 원근(遠近) 산악이 열병식(閱兵式)하듯 점잖이들 버티고 서 있는데, 첫눈에 비치는 만산(萬山)의 색소는 홍(紅)! 이른바 단풍이란 저런 것인가 보다 하였다.

 만학천봉(萬壑千峯)이 한바탕 흐드러지게 웃는 듯, 산색(山色)은 붉은 대로 붉었다. 자세히 보니, 홍만도 아니었다. 청(靑)이 있고, 녹(錄)이 있고, 황(黃)이 있고, 등(登)이 있고, 이를테면 산 전체가 무지개와 같이 복잡한 색소로 구성되었으면서, 얼른 보기에 주홍(朱紅)만으로 보이는 것은 스펙트럼의 조화던가?

 복잡한 것은 색(色)만이 아니었다. 산의 용모는 더욱 다기(多岐)하다. 혹은 깎은 듯이 준초(峻痒)하고, 혹은 그린 듯이 온후(溫厚)하고, 혹은 막잡아 빚은 듯이 험상궂고, 혹은 틀에 박은 듯이 단정하고 . 용모, 풍취가 형형색색인 품이 이미 범속(凡俗)이 아니다.

 산의 품평회(品評會)를 연다면, 여기서 더 호화로울 수 있을까? 문자 그대로 무궁무진(無窮無盡)이다. 장안사(長安寺) 맞은편 산에 울울창창(鬱鬱蒼蒼) 우거진 것은 다 잣나무 뿐인데, 모두 이등변삼각형(二等邊三角形)으러 가지를 늘어뜨리고 섰는 품이, 한 그루의 나무가 흡사히 괴어 놓은 차례탑(茶禮塔) 같다. 부처님은 예불상(禮佛床)만으로는 미흡(未洽)해서, 이렇게 자연의 진수성찬(珍羞盛饌)을 베풀어 놓으신 것일까? 얼른 듣기에 부처님이 무엇을 탐낸다는 것이 천만부당(千萬不當)한 말 같지만, 탐내는 그것이 물욕(物慾) 저편의 존재인 자연이고 보면, 자연을 맘껏 탐낸다는 것이 이미 불심(佛心)이 아니고 무엇이랴.

 장안사 앞으로 흐르는 계류(溪流)를 끼고 돌며 몇 굽이의 협곡(峽谷)을 거슬러 올라가니 산과 물이 어울리는 지점에 조그마한 찻집이 있다.

 다리도 쉴 겸, 스탬프북을 한 권 사서, 옆에 구비된 기념 인장을 찍으니, 그림과 함께 지면(紙面)에 나타나는 세 글자가 명경대(明鏡臺)! 부앙(俯仰)하여 천지에 참괴(慙愧)함이 없는 공명(公明)한 심경을 명경지수라고 이르나니, 명경대란 흐르는 물조차 머루르게 하는 곳이란 말인가! 아니면, 지니고 온 악심(惡心)을 여기서만은 정(淨)하게 하지 아니하지 못하는 곳이 바로 명경대란 말인가! 아무러나 아름다운 이름이라고 생각하며 찻집을 나와 수십 보를 바위로 올라가니, 깊고 푸른 황천담(黃泉潭)을 발 밑에 굽어보며 반공(半空)에 외연(巍然)히 솟은 절벽이 우뚝 마주 선다. 명경대였다. 틀림없는 화장경(化粧鏡) 그대로였다. 옛날에 죄의 유무(有無)를 이명경에 비추면, 그 밑에 흐르는 황천담에 죄의 영자(影子)가 반영되었다고 길잡이는 말한다.

 명경! 세상에 거울처럼 두려운 물건이 다신들 있을 수 있을까! 인간 비극은 거울이 발명되면서 비롯했고, 인류 문화의 근원은 거울에서 출발했다고 하면 나의 지나친 억설일까? 백 번 놀라도 유부족(猶不足)일 거울의 요술을 아무런 두려움도 없이 일상(日常)으로 대하게 되었다는 것은 또 얼마나 가경(可驚)할 일인가?

 신라조(新羅朝) 최후의 왕자인 마의 태자(麻衣太子)는 시방 내가 서 있는 바로 이 바위 위에 꿇어 엎드려, 명경대를 우러러 보며 오랜 세월을 두고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을 염송(念誦)했다니, 태자도 당신의 업죄(業罪)를 명경(明鏡)에 영조(暎照)해 보시려는 뜻이었을까! 운상기품(雲上氣稟)에 무슨 죄가 있으랴만, 등극(登極)하실 몸에 마의(麻衣)를 감지 않으면 안되었다는 것이 이미 불법(佛法)이 말하는 전생의 연(緣)일는지 모른다.

 두고 떠나기 아쉬운 마음에 몇 번이고 뒤를 돌아다보며 계곡을 돌아 나가니, 앞으로 염마(閻魔)처럼 막아 서는 웅자(雄姿)가 석가봉(釋迦峯)! 뒤로 맹호(猛虎)같이 덮누르는 신용(神容)이 천진봉(天眞峯)! 전후 좌우를 살펴봐야 협착(狹窄)한 골짜기는 그저 그뿐인 듯. 진퇴유곡의 절박감을 느끼며 그대로 걸어 나가니, 간신히 트이는 또 하나의 협곡(狹谷)!

 몸에 감길 듯이 정겨운 황천강(黃泉江) 물줄기를 끼고 돌면, 길은 막히는 듯 나타나고, 나타나는 듯 막히고, 이 산에 흩어진 전설과, 저 봉에 얽힌 유래담(由來談)을 길잡이에게 들어 가며 쉬엄쉬엄 걸어 나가는 도안에, 몸은 어느덧 심해(深海)같이 유수(幽邃)한 수목(樹木) 속을 거닐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천하에 수목이 이렇게도 지천(至賤)으로 많던가! 박달나무, 엄나무, 피나무, 자작나무, 고로쇠나무 . 나무의 종족은 하늘의 별보다도 많다고 한 어느 시의 구절을 연상하며 고개를 드니, 보이는 것이라고는 그저 단풍 뿐, 단풍의 산이요, 단풍의 바다다.

 산 전체가 요원(燎原) 같은 화원(花園)이요, 벽공(碧空)에 외연(巍然)히 솟은 봉봉(峯峯)은 그대로가 활짝 피어 오른 한떨기의 꽃송이다. 산은 때 아닌 때에 다시 한 번 봄을 맞아 백화난만(百花爛漫)한 것일까? 아니면, 불의(不意)의 신화(神火)에 이 봉 저 봉이 송두리째 붉게 타고 있는 것일까? 진주홍(眞珠紅)을 함빡 빨아들인 해면(海綿)같이, 우러러 볼수록 찬란하다.

 산은 언제 어디다 이렇게 많은 색소를 간직해 두었다가, 일시에 지천으로 내뿜는 것일까?

 단풍이 이렇게 고운 줄은 몰랐다. 김 형(金兄)은 몇번이고 탄복하면서, 흡사히 동양화의 화폭(畵幅) 속을 거니는 감흥을 그대로 맛본다는 것이다. 정말 우리도 한 떨기 단풍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다리는줄기요, 팔은 가지인 채, 피부는 단풍으로 물들어 버린 것 같다. 옷을 훨훨 벗어 꽉 쥐어 짜면, 물에 헹궈 낸 빨래처럼 진주홍 물이 주르르 흘러내릴 것만 같다.

 그림 같은 연화담(蓮花潭) 수렴폭(垂簾瀑)을 완상(琓賞)하며, 몇십 굽이의 석계(石階)와 목잔(木棧)과 철삭(鐵索)을 답파(踏破)하고 나니, 문득 눈 앞에 막아서는 무려 3백 단의 가파른 사닥다리―한 층계 한 층계 한사코 기어오르는 마지막 발걸음에서 시야는 일망무제(一望無際)로 탁 트인다. 여기가 해발 5천 척의 망군대(望軍隊)―아! 천하는 이렇게도 광활하고 웅장하고 숭엄하던가!

 이름도 정다운 백마봉(白馬峯)은 바로 지호지간(指呼之間)에 서 있고, 내일 오르기로 예정된 비로봉(毘盧峯)은 단걸음에 건너뛸 정도로 가깝다. 그밖에도, 유상무상(有象無象)의 허다한 봉들이 전시(戰時)에 할거(割據)하는 군웅(群雄)들처럼 여기에서도 불끈 저기에서도 불끈, 시선을 낮춰 아래로 굽어보니, 발 밑은 천인단애(千?斷崖), 무한제(無限際)로 뚝 떨어진 황천계곡(黃泉溪谷)에 단풍이 선혈처럼 붉다. 우러러보는 단풍이 새색시 머리의 칠보 단장(七寶丹粧) 같다면, 굽어보는 단풍은 치렁치렁 늘어진 규수의 붉은 치마폭 같다고나 할까. 수줍어 수줍어 생글 돌아서는 낯 붉힌 아가씨가 어느 구석에서 금방 튀어나올 것도 같구나!

 저물 무렵에 마하연(摩詞衍)의 여사(旅舍)를 찾았다.

 산중에 사람이 귀해서였던가. 어서 오십사는 상냥한 안주인의 환대도 은근하거니와, 문고리 잡고 말없이 맞아주는 여관집 아가씨의 정성은 무르익은 머루알같이 고왔다.

 여장(旅裝)을 풀고 마하연함(摩詞衍庵)을 찾아갔다. 여기는 선원(禪院)이어서, 공부하는 승려뿐이라고 한다. 크지도 않은 절이건만 승려 수는 실러 30명은 됨직하다. 이런 심산(深山)에 웬 중이 그렇게도 많을까?

 

 한없은 청산 끝나 가려 하는데, [無限淸山行欲盡]

 흰구름 깊은 곳에 노승도 많아라. [白雲深處老僧多]

 

 옛 글 그대로다.

 

 노독(路毒)을 풀 겸 식후에 바둑이나 두려고 남포동 아래에 앉으니, 온고지정(溫故之情)이 불현 듯 새로워졌다.

 "남포동은 참말 오래간만인데."

하며, 불을 바라보는 김 형의 말씨가 하도 따뜻해서, 나도 장난 삼아 심지를 돋우었다 줄였다 하며, 까맣게 잊었던 옛 기억을 되살렸다. 그리운 얼굴들이, 흐르는 물의 낙화(落花) 송이 같이 떠돌았다.

 밤 깊어 뜰에 나가니, 날씨는 흐려 달은 구름 속에 잠겼고, 음풍(陰風)이 몸에 선선하다. 어디서 솰솰 소란히 들려 오는 소리가 있기에 바람 소린가 했으나, 가만히 들어 보면 바람 소리만도 아니요, 물 소린가 했더니 물 소리만도 아니요, 나뭇잎 갈리는 소린가 했더니 나뭇잎 갈리는 소리가 함께 어울린 교향악인 듯 싶거니와, 어쩌면 곤히 잠든 산의 호흡인지도 모를 일이다.

 뜰을 어정어정 거닐다 보니, 여관집 아가씨는 등잔 아래에 외로이 앉아서 책을 읽고 있다. 무슨 책일까? 밤 ?은 줄조차 모르고 골똘히 읽는 품이, 춘향(春香)이 태형(苔刑) 맞으며 백(百)으로 아뢰는 대목일 것도 같고, 누명(陋名) 쓴 장화(薔花)가 자결을 각오하고 원한을 하늘에 고축(告祝)하는 대목일 것도 같고, 시베리아로 정배(定配)가는 카추샤의 뒤를 네프 백작(伯爵)이 쫓아가는 대목일 것도 같고 . 궁금한 판에 제멋대로 상상해 보는 동안에 산 속의 밤은 처량히 깊어갔다.

 자꾸 깊은 산속으로만 들어가기에, 어느 세월에 이 골을 다시 헤어나 볼까 두렵다. 이대로 친지와 처자를 버리고 중이 되는 수밖에 없나 보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돌이키니, 몸은 어느새 구름을 타고 두리둥실 솟았는지, 군소봉(群小峯)이 발 밑에 절하여 아뢰는 비로봉 중허리에 나는 서 있었다. 여기서부터 날씨는 급격히 변화되어 이 골짝 저 골짝에 안개가 자옥하고 음산(陰散)한 구름장이 산허리에 감기더니, 은제(銀梯), 금제(金梯)에 다다랐을 때, 기어이 비가 내렸다. 젖빛 같은 연무(煙霧)가 짙어서 지척을 분별할 수 없다. 우장(雨裝)없이 떠난 몸이기에 그냥 비를 맞으며 올라가노라니가, 돌연 일진 광풍(一陣狂風)이 어디서 불어 왔는지, 휙 소리를 내며 운무(雲霧)를 몰아가자, 은하수같이 정다운 은제와, 주홍 주단 폭 같이 늘어놓은 붉은 진달래 단풍이, 몰려가는 연무 사이로 나타나 보인다. 은제와 단풍은 마치 이랑이랑으로 섞바꾸어가며 짜 놓은 비단결 같이 봉에서 골짜기로 퍼덕이며 흘러내리는 듯하다. 진달래 꽃보다 단풍이 배승(倍勝)함을 이제야 깨달았다. 오를수록 우세(雨勢)는 맹렬했으나, 광풍이 안개를 헤칠 때마다 농무(濃霧) 속에서 홀현홀몰(忽顯忽沒)하는 영봉(靈峯)을 영송(迎送)하는 것도 과히 장관(壯觀)이었다. 산마루가 가까울수록 비는 폭주(暴注)로 내리붓는다. 만 이천 봉을 단박에 창해(滄海)로 변해 보리는 것일까. 우리는 갈데 없이 물에 빠진 쥐 모양을 해 가지고 비로봉 절정(絶頂)에 있는 찻집으로 찾아드니, 유리창 너머로 내다보고 섰던 동자(童子)가 문을 열어 우리를 영접하였고, 벌겋게 타오른, 장독 같은 난로를 에워싸고 둘러앉았던 선착개(先着客)들이 자리를 사양해 주낟. 인정이 다사롭기 온실 같은데, 밖에서는 몰아치는 빗발이 뒤집히는듯하다. 용호(龍虎)가 싸우는 것일까? 산신령이 대노(大怒)하신 것일까? 경천동지(驚天動地)도 유만부동(類萬不同)이지, 이렇게 만상(萬象)을 뒤집을 법이 어디 있으랴고, 간장(肝腸)을 죄는 몇 분이 지나자, 날씨는 삽시간에 잠든 양같이 온순해졌다. 변환(變幻)도 이만하면 극치에 달한 듯싶다.

 비로봉 최고점(最古點)이라는 암상(巖上)에 올라 사방을 조망(眺望)했으나, 보이는 것은 그저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운해(雲海)뿐, ―운해는 태평양보다도 깊으리라 싶었다. 내 외 해(內外海) 삼 금강(三金剛)을 일망지하(一望之下)에 굽어 살필 수 있다는 한 지점에서 허무한 운해밖에 볼 쑤 없는 것이 가석하나, 돌이켜 생각건대 해발 육천 척에 다시 신장 오척을 가하고 오연(傲然)히 저립(佇立)해서, 만학천봉(萬壑千峯)을 발 밑에 꿇어 엎드리게 하였으면 그만이지, 더 바랄 것이 무엇일랴.

 


 


 

 

<산정무한(山情無限)> : 산에서 느끼는 감정과 흥이 끝이 없음.

<새댁같이 수줍은 생각으로> : 아름다운 금강산의 절경을 처음 보는 데서 오는 설렘을 새댁의 수줍음에 비유하여 표현한 구절이다. 금강산에 대한 작자의 기대와 애정이 담겨 있다.

<청운의 뜻을∼나무들이었다> : 마치 대망(大望)이라도 이루려는 듯이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나무를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근심 없이 자란 나무’란 표현과 어울려 인위적인 힘이 가해지지 않은 자연의 원시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웃음경삼아> : 웃음을 주는 경치로 삼아

<만학천봉(萬壑千峰)> : 수많은 골짜기와 산봉우리들

<등(橙)> : 오렌지 색

<준초하고> : 가파르고 험하고

<차례탑(茶禮塔)> : 차례 때 높이 괴어 올린 제물

<예불상(禮佛床)> : 예불시 음식물을 차려 놓은 상(床)

<부앙(俯仰)> : 굽어보고 우러러봄

<참괴(慙愧)> : 부끄러움

<부앙(俯仰)하여 천지에 참괴함이 없는 공명한 심경> : 하늘을 우러러보아도, 땅을 굽어보아도 부끄러움이 없고 사사로움이 없이 정당하고 맑은 마음. <맹자> 인용

<군자삼락(君子三樂)> : 군자의 세 가지 낙. 첫째, 부모가 살아 계시고, 형제가 무고한 것. 둘째, 하늘과 사람에게 부끄러워할 것이 없는 것. 셋째, 천하의 영재를 얻어서 교육하는 것. <명경지수(明鏡止水)> : ꡐ맑은 거울과 잔잔한 물ꡑ이라는 뜻으로 아주 맑고 깨끗한 심경(心境)을 일컫는 말

<반공(半空)> : 중천(中天)

<외연(巍然)히> : 높고 크게 우뚝이

<영자(影子)> : 그림자

<인간 비극은∼거울에서 출발했다> : 인간은 거울을 봄으로써 자기의 부족함에 대한 열등 의식이 싹터 고뇌와 비극이 시작되었고, 또한 자기의 참모습을 깨달아 자신을 개선하고 환경과 생활을 고쳐 나감으로써 문화의 발전을 이룩하게 되었다.

<유부족(猶不足)할> : 오히려 부족할

<가경(可驚)> : 놀랄 만함

<염송(念誦)> : 마음 속으로 부처를 생각하여 염불을 욈

<영조(映照)> : 밝게 되비춤

<운상기품(雲上氣稟)> : 속됨을 벗어난 고상한 기품. 곧 왕족의 기품으로 백성의 세계에 대하여 왕족의 세계를 이룸

<염마(閻魔)> : 염라 대왕. 저승의 임금

<협착(狹窄)한> : 매우 좁은

<유수(幽邃)한> : 그윽하고 깊숙한

<단풍의 산이요 단풍의 바다다> : 온 산과 계곡이 단풍으로 뒤덮여 있어서 마치 단풍으로 이루어진 산과 바다와 같다. 황홀하고 찬란한 단풍을 표현한 것이다.

<산 전체가 요원(燎原) 같은 화원이요,~한 떨기의 꽃송이다> : 산의 아름다운 단풍을 표현. 산과 봉봉은 그대로 단풍에 덮여 있으므로 산과 봉우리는 곧 단풍이라 할 수 있다.

<신화(神火)> : 도깨비불. 까닭 없이 저절로 일어난 불

<진주홍(眞朱紅)> : 진한 주홍빛. 새빨간 빛

<해면(海綿)> : 갯솜. 동물의 뼈로서 솜같이 된 것

<다리는 줄기요∼물들어 버린 것 같다> : 탐승하는 일행을 나무에 비유하여 마치 몸의 다리는 줄기이고 팔은 나뭇가지이며, 피부는 온통 단풍의 빛깔로 물들어 버린 것 같다. 주객일체(主客一體), 물심일여(物心一如)의 경지를 나타내었다

<목잔(木棧)> : 나무로 사다리처럼 놓은 길

<철삭(鐵索)> : 철사로 꼬아 만든 줄

<일망무제(一望無際)> : 멀고 넓어서 바라보는 데 막힘이 없음

<지호지간(指呼之間)> 손짓하여 부르면 대답할 수 있을 정도의 가까운 거리.

<유상무상(有象無象)> : 세상 물건을 이것저것 구별하지 않고 통틀어 일컫는 말

<유상무상의∼저기에서도 불끈> : 갖가지 모양의 봉우리들이 솟아 있는 모습을 싸움터의 영웅에 비유한 것이다.

<천인단애> : 천 길이나 되는 낭떠러지

<선원(禪院)> : 참선(參禪)하는 절

<이런 심산에∼많을까?> : 은근히 당나라의 시인이 쓴 시구인 ‘白雲深處老僧多’(흰 구름 깊은 곳에 노승도 많아라.)를 인용하고 있다. 사람이 귀한 여관 풍경과 대비시키고 있다.

<고축(告祝)> : 신명(神明)에게 고하여 빎.

<시베리아로 정배가는∼쫓아가는 대목> : 러시아 문호 톨스토이의 장편 <부활>의 한 장면을 말함.

<홀연홀몰> : 갑자기 나타났다가 갑자기 사라짐.

<경천동지> : 하늘이 놀라고 땅이 울린다는 뜻으로, 세상을 크게 놀라게 함.

<오연히> : 오만스럽게

<저립해서> : 우두커니 섬.

<섬섬옥수(纖纖玉手)> : 가냘프고 고운 여자의 손

<창맹> : 세상의 모든 백성, 창생.

<남가일몽(南柯一夢)> : 덧없는 부귀 영화

<수유> : 잠시동안

<고단한 마련해선> :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새댁같이 수줍은 생각으로> : 아름다운 금강산의 절경을 처음 보는 데서 오는 설렘을 새댁의 수줍음에 비유하여 표현한 구절이다. 금강산에 대한 작자의 기대와 애정이 담겨 있다.

<청운의 뜻을∼나무들이었다> : 마치 대망(大望)이라도 이루려는 듯이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나무를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근심 없이 자란 나무'란 표현과 어울려 인위적인 힘이 가해지지 않은 자의 원시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부앙(俯仰)하여 천지에 참괴함이 없는 공명한 심경> : 하늘을 우러러보아도, 땅을 굽어보아도 부끄러움이 없고 사사로움이 없이 정당하고 맑은 마음. <맹자> 인용(仰不傀於天俯不澤於人)

<세상에∼있을 수 있을까?> : 거울은 있는 그대로를 비추기에 그 앞에서는 아무것도 숨길 수가 없어 두렵다. 자연 앞에서 느끼는 경외감(敬畏感)의 표현이다.

<인간 비극은∼거울에서 출발했다> : 인간은 거울을 봄으로써 자기의 부족함에 대한 열등 의식이 싹터 고뇌와 비극이 시작되었고, 또한 자기의 참모습을 깨달아 자신을 개선하고 환경과 생활을 고쳐 나감으로써 문화의 발전을 이룩하게 되었다.

<단풍의 산이요 단풍의 바다다> : 온 산과 계곡이 단풍으로 뒤덮여 있어서 마치 단풍으로 이루어진 산과 바다와 같다. 황홀하고 찬란한 단풍을 표현한 것이다.

<산 전체가 요원(燎原) 같은 화원이요∼한 떨기의 꽃송이다> : 산의 아름다운 단풍을 표현. 산과 봉봉은 그대로 단풍에 덮여 있으므로 산과 봉우리는 곧 단풍이라 할 수 있다.

<다리는 줄기요∼물들어 버린 것 같다> : 탐승하는 일행을 나무에 비유하여 마치 몸의 다리는 줄기이고 팔은 나뭇가지이며, 피부는 온통 단풍의 빛깔로 물들어 버린 것 같다. 주객일체(主客一體), 물심일여(心一如)의 경지를 나타내었다.

<등극하실 몸에∼모른다> : 임금이 되실 귀한 몸에 범부나 입는 삼베옷을 입고 평범하게 살아가야 했던 마의 태자의 행적은 이미 불교에서 말하는 전생의 업보가 아니었던가 여겨진다.

<유상무상의∼저기에서도 불끈> : 갖가지 모양의 봉우리들이 솟아 있는 모습을 싸움터의 영웅에 비유한 것이다.

<이런 심산에∼많을까?> : 은근히 당나라의 시인이 쓴 시구인 '白雲深處老僧多'(흰 구름 깊은 곳에 노승도 많아라.)를 인용하고 있다. 사람이 귀한 여관 풍경과 대비시키고 있다.

 


 

소설가. 8·15광복 후의 연재소설 《파계승(破戒僧)》등 일련의 애욕세계를 거쳐 《자유부인(自由夫人)》에 이르러 대중소설 작가의 위치를 굳혔다. 《소설 손자병법》은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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