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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화가 100인 작품

읽으면서 보는 그림, 신선미(1980 ~ )의 그림

by 언덕에서 2012. 3. 9.
 

 

 

 

 

읽으면서 보는 그림, 신선미(1980 ~ )의 그림

 

 

 

 

 

 

 

 

 

 

 

 

 

 

 

 

 

 

 

 

 

 

 

 

 

 

 

 

 

 

 

 

 

 

 

 

 

 

 

 

secret

 

 

 

 

 

   

 

 

 

 

 

 

 

 

 

신선미. 한국화가. 1980년생으로 울산대학교와 홍익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신선미의 그림에는 두 가지 재미가 공존한다. 먼저 보는 맛이다. 그는 기본기가 탄탄하다. 한복차림의 개미요정이나 한복 여인은 인물의 비례가 정확하고 세부 표현이 사실적이다. 정밀한 선묘와 담백한 색감으로 조형된 사실적인 인물들은 역시 꼼꼼하게 그린 소품들과 어우러져서 보는 맛을 한껏 높여준다.

 다음으로 읽는 맛이다. 화폭에서 펼쳐지는 상황이 연극적이다. 개미요정과 인간, 고양이가 연출하는 광경은 영화의 스냅사진처럼 이야기를 품고 있다. 따라서 그 상황을 유추하면 읽는 즐거움이 각별해진다. '당신이 잠든 사이'처럼 요정과 인간만 등장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작은 요정들이 인간이 사용하는 기물 사이에서 벌이는 소동은 그 자체로 웃음을 유발한다.

 사실 읽는 맛은 그림의 주인공을 개미 요정으로 설정했다는 데서부터 생긴다. 인간의 현실을 토대로 한 그림이되, 비현실적 존재인 요정을 가미한 것은 그림 소재의 신선한 확장이기도 하다.

 더불어 극적인 재미는 소재의 구성에서도 발생한다. 큰 인물과 작은 인물(인간과 요정), 현실과 비현실(요정과 인간의 생활공간)의 공존은 극적인 긴장감을 높인다. 화가가 의도했건 안했건 간에 이런 대비는 그림에 감칠맛을 더한다.

 신선미의 그림은 한편의 그림동화 같다. 한복이 잘 어울리는 깜찍한 요정이 주인공인. 그것은 보고 읽는 그림이자 읽으면서 보는 그림이다. 그런 가운데 어른들이 잃어버린 동심을 되찾아준다. 어린이에게만 동심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나이가 들수록, 또 가슴이 춥고 시릴수록 동심은 따스한 위로와 기쁨을 준다.

 각 그림마다 이야기가 완결된 것이면서, 다른 그림과의 연관 속에 이야기는 계속된다. 하나의 그림이 다른 그림과 꼬리를 물고 이어지거나 짝을 이루는 식이다. 그림의 수만큼 그림의 이야기는 풍성해진다. <아트박스 대표 정민영의 글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