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종오1 세상 처음 / 하종오 세상 처음 하종오 우리 세 살 짜리 빈영이 햇빛 한 줄기 쬐며 중얼중얼 입 속 노래 불렀지요 앞뜰에 온갖 꽃들 피던 봄에 불렀지요 앞뜰에 온갖 꽃들 지는 가을까지 불렀지요 콩콩콩 뛰며 부르다 부르다 꽃 다 지고 그 사이 배운 말 한 마디 뱉았지요, 씨발 ! 꽃에게도 씨발 하늘 보고도 씨발 씨발씨발 씨발까까 씨발밥 씨발우유 줘요오 씨발돈 고것참 고것참 우리 세 살 짜리 빈영이 -시집 (푸른숲 1989) 하종오 시인(1954 ~ )은 모진 내공과 끈기가 요구되는 서사시에 매달려왔다. 그의 작품에는 설익은 구호나 이념이 없다. 시의 본질과 정신을 반추케 하는 그의 시편들은 언뜻 보면 담백하게 느껴진다. 반짝거리거나 요란하지도 않다. 그러나 오늘은 그의 소품 한 편을 읽어보기로 하자. 아주 자세히 기억이 나지 .. 2009. 9. 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