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 인생1 인생 / 최영미 인생 최영미 (1961 ~ ) 달리는 열차에 앉아 창밖을 더듬노라면 가까운 나무들은 휙휙 형체도 없이 도망가고 먼 산만 오롯이 풍경으로 잡힌다 해바른 창가에 기대앉으면 겨울을 물리친 강둑에 아물아물 아지랑이 피어오르고 시간은 레일위에 미끄러져 한 쌍의 팽팽한 선일 뿐인데 인생길도 그런 것인가. 더듬으면 달음치고 돌아서면 잡히는 흔들리는 유리창 머리 묻고 생각해본다. 바퀴소리 덜컹덜컹 총알처럼 가슴에 박히는데 그 속에 내가 있고 네가 있고 아직도 못다 한 우리의 시름이 있는 가까웠다 멀어지는 바깥세상은 졸리운 눈 속으로 얼키설키 감겨오는데 전선위에 무심히 내려앉은 저걸 하늘이라고 그러던가 - 시집 - 이 시를 읽은 지는 20년 가까이 되는군요. 신문 문화면에 소개된 신간 기사를 보고 서점에 가서 이 책을 .. 2011. 6.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