첸밍타이 풍경화1 풍경화 / 첸밍타이 풍경화 첸밍타이 먹을 뿌린 구름 아래론 울창한 산 하얗게 테를 둘렀고 산 아래론 끝없이 뻗은 광야 하얗게 테를 둘렀다. 눈은 아직도 내린다. 그날 함께 거닐었던 고요한 오솔길 국적이 다른 형제 두 사람의 발자취 그토록 환히 마음에 새기고 끝없이 꼬불꼬불한 길에 새겨 있다. 얼마나 불을 갈망했던가 주전자에 남은 소주 몇 방울까지 마시고 집에 돌아온 뒤 서로 건강하지고 서로 편지하자고. 그토록 진실한 약속을 교환한 것은 벌써 5년 전의 옛일 지금 아득하도록 소식 끊긴 채 어느 날인가 불쑥 부고를 받을지도...... 두 눈으로 응시하면서 어제 밟던 발자국을 그려서 벽에 붙이련다. 소박한 한 장의 풍경화를. 한 폭의 그림 속에 눈길을 묻는 동안 눈은 계속 쓸쓸히 내리고 있었다. - 신현림 엮음 시집 ‘딸아, 외.. 2012. 2. 2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