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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4

정호승 제6 시집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정호승 제6 시집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우리 시대 대표적 서정시인 정호승(1950 ~ )의 시집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는 저자의 여섯 번째 시집이다. 인간과 자연의 존재 원리로서의 사랑과 외로움의 숙명을 노래한 80편의 시를 수록했다. 이 시집에는 저자가 노래해온 맑고 아름다운 서.. 2014. 3. 17.
당신의 마음에 창을 달아드립니다 당신의 마음에 창을 달아드립니다 그는 어느 날 거리를 걷다가 사람이 들끓는 곳이면 어디든 다 기웃거려 보았다. 커피숍이건, 백화점이건, 증권거래소건, 포장마차건, 어디든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면 찾아가 사람들이 주로 무슨 이야기를 하나 하고 귀를 기울여보았다. 사람들은 밥 먹는 이야기에서부터 돈 벌고 잠자는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잠시도 입을 다물지 않고 많은 말들을 뱉어내고 있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하는 말 중에서 가장 빈번하게 쓰이는 말이 하나 있었다. '죽고 싶다'는 말이었다. 죽고 싶다는 말이 들어가지 않으면 도대체 말이 되지 않았다. "내가 왜 사는지 모르겠어. 하루하루 사는 게 정말 지겨워 죽겠어. 난 정말 죽고 싶어. 차라리 죽는 게 나아."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의 얼굴은 다들 어둡고 침.. 2012. 8. 9.
수선화에게 / 정호승 수선화에게 정호승 (1950 ~ )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걷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 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번 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 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순결한 동심의 정서와 맑고 아름다운 서정의 결’ 어느 문학평론가의 간명한 표현처럼 정호승은 '사랑'의 시인이지요. 눈사람처럼 순백한, 그래서 눈사람과 사랑의 교감을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순도 높은 서정세계는 그의 시 곳곳에서 정감있게 펼쳐집니다... 2011. 7. 11.
북한강에서 / 정호승 북한강에서 정호승 너를 보내고 나니 눈물 난다 다시는 만날 수 없는 날이 올 것만 같다 만나야 할 때에 서로 헤어지고 사랑해야 할 때에 서로 죽여버린 너를 보내고 나니 꽃이 진다 사는 날까지 살아보겠다고 돌아갈 수 없는 저녁 강가에 서서 너를 보내고 나니 해가 진다 두 번 다시 만날 날이 없을 것 같은 강 건너 붉은 새가 말없이 사라진다 - 1989년 여름호 인간과 인간간의 안타까운 헤어짐에 관한 가장 아름다운 글을 꼽으라고 하면 나는 정호승 시인(1950 ~ )의 '북한강에서'를 꼽겠다. 정호승의 시는 무엇보다 중간중간 끊김없이 잘 읽히는 강한 흡인력을 갖고 있다. 부담감을 주는 시어(詩語) 또한 없다. 이는 시인이 전통시가의 율격, 구어 혹은 민요체를 사용하며 시적 소재를 일상의 친숙한 대상에서 구한.. 2009. 8.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