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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상4

어머니에 대한 기억 어머니에 대한 기억 이수억(1918 ~ 1990) 작. <6.25동란> / 1954, 캔버스에 유채, 131.8x227.3cm 불과 10년 전의 일이다. 어머니는 어느 날 내게 이런 말씀을 했다. “부활절 고해성사를 봤는데 신부님께 야단만 들었다.” “무슨 말씀이예요?” “고해소에 들어가서 내가 지은 죄를 고백해야 하는.. 2014. 10. 17.
망향 / 박화목 망향 박화목 (1924 ~ 2005) 꽃 피는 봄 사월 돌아오면 이 마음은 푸른 산 저 넘어 그 어느 산 모퉁길에 어여쁜 님 날 기다리는 듯 철 따라 핀 진달래 산을 덮고 먼 부엉이 울음 끊이잖는 나의 옛 고향은 그 어디런가 나의 사랑은 그 어디멘가 날 사랑한다고 말해 주렴아 그대여 내 맘속에 사는 이 그대여 그대가 있길래 봄도 있고 아득한 고향도 정들 것 일레라 박화목 작사, 채동선(蔡東鮮) 작곡의 가곡입니다. 1933년 작곡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1964년 작곡자에 의해 열곡의 다른 가곡과 함께 출판, 발표되었지요. 원래는 정지용의 시 에 곡을 붙인 것인데 지용에게 월북문인의 낙인이 찍힌 뒤 박화목의 으로 개사되었습니다. 이후 채동선의 유족들이 이은상 시인에게서 가사를 받아 일명 로도 알려져 있습니.. 2011. 11. 21.
동무생각 / 이은상 동무생각 이은상 (1903 ~1982) 1.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언덕 위에 백합 필 적에 나는 흰 나리꽃 향기 맡으며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청라언덕과 같은 내 맘에 백합 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게서 피어날 적에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2. 더운 백사장에 밀려드는 저녁노을 위에 흰새 뛸 적에 나는 멀리 산천 바라보면서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저녁 조수와 같은 내 맘에 흰새 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게서 떠돌 때에는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3. 서리바람 부는 낙엽동산 속 꽃진 연당(蓮堂)에서 금새 뛸 적에 나는 깊이 물 속 굽어보면서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꽃진 연당과 같은 내 맘에 금새 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게서 뛰놀 때에는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4. 소리 없이 오는 눈발사이.. 2011. 11. 14.
자취 / 이시영 자취 이시영 (1949 ~ ) 간밤 누가 내 어깨를 고쳐 누이셨나 신이었는가 바람이었는가 아니면 창문 열고 먼 길 오신 나의 어머님이시었나 뜨락에 굵은 빗소리 해마다 어머님 기일이 다가 오면 생각나는 것들이 있다. 단 한 번 갔었던 어머니의 친정, 나의 외갓집은 경남 김해군 가락면 죽림리로 지금은 부산광역시에 편입되었다. 어머니의 마지막 모교는 가락국민학교인데 부산에서 서부 경남으로 가는 고속도로변에서 만날 수 있다. 외삼촌은 보도연맹에 가입했는데 이전에는 민청 경남 도맹 위원장이었다고 했다. 그는 전쟁 통에도 살아남았지만 또 한 명의 외삼촌은 6.25 전쟁 와중에서 우익에게 살해당했다. 십대 후반의 소녀는 오빠의 주검을 찾아 무수한 시체 더미 속을 헤맸다고 했다. 좌익간부 청년의 여동생인 어머니는 평생.. 2010. 10.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