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악2 이용악 시집 『오랑캐꽃』 이용악 시집 『오랑캐꽃』 이용악(李庸岳: 1914 ~ 1971)의 세 번째 시집으로 B6판. 94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1947년 4월 아문각(雅文閣)에서 그 초판이 간행되었다. 책 끝에 저자의 발문(跋文)으로 「‘오랑캐꽃’을 내놓으며」가 있고 총 29편의 작품을 8부로 나누어 수록하고 있다. 제1·5·8부.. 2013. 9. 23. 풀버렛소리 가득 차 있었다 / 이용악 풀버렛소리 가득 차 있었다 이용악 우리집도 아니고 일가집도 아닌 집 고향은 더욱 아닌 곳에서 아버지의 침상(寢床) 없는 최후(最後)의 밤은 풀버렛소리 가득 차 있었다. 노령(露領)을 다니면서까지 애써 자래운 아들과 딸에게 한 마디 남겨 두는 말도 없었고 아무을만(灣)의 파선도 설룽한 니코리스크의 밤도 완전히 잊으셨다 목침을 반듯이 벤 채 다시 뜨시잖는 두 눈에 피지 못한 꿈의 꽃봉오리가 깔앉고 얼음장에 누우신 듯 손발은 식어갈 뿐 입술은 심장의 영원한 정지(停止)를 가르쳤다. 때늦은 의원(醫員)이 아모 말 없이 돌아간 뒤 이웃 늙은이 손으로 눈빛 미명은 고요히 낯을 덮었다 우리는 머리맡에 엎디어 있는 대로의 울음을 다아 울었고 아버지의 침상 없는 최후의 밤은 풀버렛소리 가득 차 있었다. - 시집 (삼문사.. 2009. 8. 1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