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양하4

영화 <동주>와 '생각' 영화 와 '생각' 영화 는 이준익이 감독한 흑백 화면 영화로 2016년 2월에 개봉되었다. 시인 윤동주와 그의 고종사촌인 송몽규1의 일대기를 모티브로 한 영화이며, 옥중에서 윤동주가 과거를 회상하는 부분을 교차적으로 구성하여 진행된다. 이준익은 이 영화를 흑백으로 만든 것에 대해 컬러는 윤동주를 현재로 불러오는 듯한 느낌인 반면 흑백은 현재의 우리가 그 시대로 가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윤동주는 그 자리에 있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일제 시대의 북간도, 윤동주와 동갑내기 고종사촌지간인 송몽규는 한 집에서 태어나고 자란다. 시인을 꿈꾸는 청소년 윤동주에게 신념을 위해 거침없이 행동하는 송몽규는 가장 가까운 벗이면서도, 넘기 힘든 산처럼 느껴진다. 두 사람은 창씨개명을 강요하는 혼란스러운 나.. 2017. 9. 6.
신록예찬(新綠禮讚) / 이양하 신록예찬(新綠禮讚) 이양하(1903 ~ 1963) 봄, 여름, 가을, 겨울, 두루 사시(四時)를 두고 자연이 우리에게 내리는 혜택에는 제한이 없다. 그러나 그 중에도 그 혜택을 풍성히 아낌없이 내리는 시절은 봄과 여름이요, 그 중에도 그 혜택을 가장 아름답게 나타내는 것은 봄, 봄 가운데도 만산(萬山)에 녹엽(綠葉)이 싹트는 이 때일 것이다.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보고 먼 산을 바라보라. 어린애의 웃음같이 깨끗하고 명랑한 5월의 하늘, 나날이 푸르러 가는 이 산 저 산, 나날이 새로운 경이(警異)를 가져오는 이 언덕 저 언덕, 그리고 하늘을 달리고 녹음을 스쳐 오는 맑고 향기로운 바람―우리가 비록 빈한하여 가진 것이 없다 할지라도, 우리는 이러한 때 모든 것을 가진 듯하고, 우리의 마음이 비록 가난하여.. 2011. 4. 12.
잊지 못할 윤동주 / 정병욱 잊지 못할 윤동주 정병욱(1922~1982) 윤동주가 세상을 떠난 지 어느덧 3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가 즐겨 거닐던 서강 일대에는 고층 건물이 즐비하게 들어서고, 창냇벌을 꿰뚫고 흐르던 창내가 자취를 감추어 버릴 만큼, 오늘날 신촌은 그 모습이 완전히 달라졌다. 달 밝은 밤이면 으레 나섰던 그의 산책길에 풀벌레 소리가 멈춘 지 오래고, 그가 사색의 보금자리로 삼았던 외인 묘지는 계절 감각을 상실한 지 오래다. 그가 묵고 있던 하숙집 아주머니는 어쩌면 이 세상을 하직하고 말았을지도 모르겠다. 이렇듯 세월은 모든 것을 바꾸어 놓고 마는 것이지만, 동주에 대한 나의 추억은 조금도 퇴색하지 않고 생생하게 살아 있다. 내가 동주를 처음 만난 것은 1940년, 연희전문학교 기숙사에서였다. 오똑하게 솟은 콧날.. 2011. 1. 20.
나무 / 이양하 나무 이양하 (1904 ~ 1963) 나무는 덕을 지녔다. 나무는 주어진 분수에 만족할 줄을 안다. 나무로 태어난 것을 탓하지 아니하고, 왜 여기 놓이고 저기 놓이지 않았는가를 탓하지 아니한다. 골짜기에 내려서면 물이 좋을까 하여, 새로운 자리를 엿보는 일도 없다. 물과 흙과 태양의 아들로, 물과 흙과 태양이 주는 대로 받고, 득박과 불만족을 말하지 아니한다. 이웃 친구의 처지에 눈떠 보는 일도 없다. 소나무는 소나무대로 스스로 족하고, 진달래는 진달래대로 스스로 족하다. 나무는 고독을 안다. 나무는 모든 고독을 안다. 안개에 잠긴 아침의 고독을 알고, 구름에 덮인 저녁의 고독을 안다. 부슬비 내리는 가을 저녁의 고독도 알고, 함박눈 펄펄 날리는 겨울 아침의 고독도 안다. 나무는 파리 움쭉 않는 한여름 .. 2010. 9.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