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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네 가게2

말(言)의 권태(倦怠) 말(言)의 권태(倦怠) 시내에서 지하철 타려다 무심코 발견한 광고다. 원장이 무려 여섯 명이나 된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사전을 뒤져 보았다. 원장이라는 말의 뜻은 무엇일까? 원장(院長) 「명사」 「1」‘원(院)’ 자가 붙은 시설이나 기관의 우두머리. 「2」『역사』역원의 잡무를 보던 벼슬. 「3」『역사』서원의 관리와 운영 책임을 맡아보던 사람 결국 저 광고에서 ‘원장’이라는 말은 '병원(病院)이라는 곳의 우두머리'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 병원은 왜 우두머리가 여섯 명일까. 한 명을 원장이라고 하고 나머지 다섯 명을 그냥 의사라고 칭하면 그 다섯 사람의 권위나 체면이 손상이 되는 모양이다. 의사가 한 명 있어도 그는 원장이고 여섯 명 있어도 모두 다 원장인 셈이다. 이럴 바에는 '의사' 또는 '전문의'라는.. 2015. 2. 12.
바보네 가게 / 박연구 바보네 가게 박연구(1934 ~ 2003) 우리 집 근처에는 식료품 가게가 세 군데 있다. 그런데 유독 '바보네 가게'로만 손님이 몰렸다. '바보네 가게' - 어쩐지 이름이 좋았다. 그 가게에서 물건을 사면 쌀 것 같이만 생각되었다. 말하자면 깍쟁이 같은 인상이 없기 때문에, 똑 같은 물건을 같은 값을 주고 샀을지라도 싸게 산 듯한 기분을 맛볼 수 있었다. 나는 아내에게 어째서 '바보네 가게'라고 부르는가고 물어 보았다. 지금 가게 주인보다 먼저 있었던 주인의 집에 바보가 있었기 때문에 다들 그렇게 불러 오고 있는데, 지금 주인 역시 그 이름을 싫지 않게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 집에서는 콩나물 같은 건 하나도 이를 보지 않고 딴 가게보다 훨씬 싸게 주어 버려 다른 물건도 으레 싸게 팔겠거니 싶은 인상.. 2011. 1.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