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단장1 나의 단장(短杖) 나의 단장(短杖) 김동석(金東錫, 1913~?) 나서 고생하다가 죽는 것이 누구나 피치 못할 운명일지라도 언제나 젊고 싶고 늙고 싶지 않은 것이 인정이요, 만인의 공통된 염원일 것이다. 여북해야 신로심불로(身老心不老)라는 말까지 생겨났겠는가. 그러나 노인 앞에선 안경도 못 쓰고, 담배도 못 피우고 술도 못 마시고, 편히 앉지도 못하는 것이 청춘이라면 청춘의 보람이 무엇이며, 마음껏 기를 펴지 못하는 것이 무슨 청춘일까.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얼른 어른이 되고 일찌감치 늙으려고 의식적으로 꾀하였던 것이다. 다리를 쭉 뻗고 기를 펴고 지내보려면 모름지기 존장(尊長)이 돼야 할지니 젊은이들은 웅크리고 숨죽이고 눌려 있지 않았던가. 그래서 뻗고 펴고 자라는 생명이 점점 구부러지고 움츠려지고 시들어졌다. 그래서 .. 2011. 5. 1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