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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초 오상순2

애연가(愛煙家) 오상순 시집 『공초 오상순 시선』 애연가(愛煙家) 오상순 시집 『공초 오상순 시선』 공초 오상순(吳相淳. 1894 ~ 1963)은 일본에서 도시샤대학을 마치고 귀국 후 YMCA에서 외국어 번역을 하기도 하고 전도사도 지냈다. 1920년 김억ㆍ남궁벽ㆍ염상섭ㆍ황석우 등과 함께 [폐허] 동인이 되고, 이 동인지 창간호에 처음으로 이라는 글을 발표했다. 이 글은 당시 우리나라가 3ㆍ1운동의 좌절을 겪은 뒤 희망이 없고 퇴폐적인 사회풍조에서 희생정신으로 그 시대고를 극복, 새로운 시대를 창조해야 한다는 내용의 논문이다. 첫날밤 어어 밤은 깊어 화촉동방(華燭洞房)의 촛불은 꺼졌다. 허영의 의상은 그림자마져 사라지고..... 그 청춘의 알몸이 깊은 어둠 바다 속에서 어족(魚族)인 양 노니는 데 홀연 그윽히 들리는 소리 있어. 아야..... 야! 태초.. 2013. 10. 28.
짝 잃은 거위를 곡(哭)하노라 / 오상순 짝 잃은 거위를 곡(哭)하노라 오상순(1894 ~ 1963) 내 일찍이 고독의 몸으로서 적막과 무료의 소견법(消遣法)으로 거위 한 쌍을 구하여 자식 삼아 정원에 놓아기르기 십 개 성상(十個星霜)이거니 올 여름에 천만 뜻밖에도 우연히 맹견의 습격을 받아 한 마리가 비명에 가고, 한 마리가 잔존하여 극도의 고독과 회의와 비통한 나머지 음식과 수면을 거의 전폐하고 비 내리는 날, 달 밝은 밤에 여윈 몸 넋 빠진 모양으로 넓은 정원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동무 찾아 목메어 슬피 우는 단장곡(斷腸曲)은 차마 듣지 못할러라. 죽은 동무 부르는 제 소리의 메아리인 줄은 알지 못하고 찾는 동무의 소린 줄만 알고 홀연 긴장한 모양으로 조심스럽게 소리 울려오는 쪽으로 천방지축 기뚱거리며 달려가다가는 적적(寂寂) 무문(無聞).. 2010. 10.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