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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빙의 아버지2

결빙의 아버지 / 이수익 결빙(結氷)의 아버지 이수익(1942 ~ ) 어머님,제 예닐곱 살 적 겨울은목조 적산가옥 이층 다다미방의벌거숭이 유리창 깨질 듯 울어대던 외풍 탓으로한없이 추웠지요, 밤마다 나는 벌벌 떨면서아버지 가랑이 사이로 시린 발을 밀어 넣고그 가슴팍에 벌레처럼 파고들어 얼굴을 묻은 채겨우 잠이 들곤 했지요.요즈음도 추운 밤이면곁에서 잠든 아이들 이불깃을 덮어 주며늘 그런 추억으로 마음이 아프고,나를 품어 주던 그 가슴이 이제는 한 줌 뼛가루로 삭아붉은 흙에 자취 없이 뒤섞여 있음을 생각하면옛날처럼 나는 다시 아버지 곁에 눕고 싶습니다.그런데 어머님,오늘은 영하의 한강교를 지나면서 문득나를 품에 안고 추위를 막아 주던예닐.. 2013. 1. 7.
결빙(結氷)의 아버지 / 이수익 결빙(結氷)의 아버지 이수익 어머님, 제 예닐곱 살 적 겨울은 목조 적산가옥 이층 다다미방의 벌거숭이 유리창 깨질 듯 울어대던 외풍 탓으로 한없이 추웠지요, 밤마다 나는 벌벌 떨면서 아버지 가랑이 사이로 시린 발을 밀어 넣고 그 가슴팍에 벌레처럼 파고들어 얼굴을 묻은 채 겨우 잠이 들곤 했지요. 요즈음도 추운 밤이면 곁에서 잠든 아이들 이불깃을 덮어 주며 늘 그런 추억으로 마음이 아프고, 나를 품어 주던 그 가슴이 이제는 한 줌 뼛가루로 삭아 붉은 흙에 자취 없이 뒤섞여 있음을 생각하면 옛날처럼 나는 다시 아버지 곁에 눕고 싶습니다. 그런데 어머님, 오늘은 영하의 한강교를 지나면서 문득 나를 품에 안고 추위를 막아 주던 예닐곱 살 적 그 겨울밤의 아버지가 이승의 물로 화신해 있음을 보았습니다. 품 안에 .. 2009. 7.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