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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2

감정 노동자의 비애 감정 노동자의 비애 친구 L교수는 내게 말했다. "휴대폰 통신사 고객센터에 대고 따졌어. 대리점에서 내게 약속한 내용과 달리 청구서가 오는 거야. 한참을 퍼부었더니 속이 시원하네." 걱정스런 표정으로 내가 말했다. "이 사람아, 전화 받는 그 아가씨들 속에는 자네 제자들도 있을 걸. 그렇게 청구된 것과 걔들이 무슨 상관이 있나? 그들은 회사의 가장 밑바닥에서, 회사가 저지른 쓰레기를 치우는 사람들이야. 전화 받는 직업이라는 이유 하나로 갖은 욕을 듣는 것이지. 자네 딸이 그 자리에서 일한다면 그렇게 하겠어? 아마 전화 받은 그 아가씨는 오늘밤 잠을 이루지 못할 걸? 아니면 지금쯤 스트레스를 삭히려 술을 마시고 있든지…….“ “아, 그렇군. 과연 다시 생각해 보니 그렇구나.” ♣ 작년에 라면상무 사건이 나.. 2015. 5. 29.
세상은 돌고 돕니다 세상은 돌고 돕니다 마흔 이후의 사람들이 훨씬 중후해 보이는 것은 입지(立志)의 중량보다는 잃어버린 것들의 무게 때문은 아닐까? 그 무게와 함께 사람들은 어떤 기술을 터득하기 시작한다. 가슴이 어떻게 상실의 시간과 화해하는가라는 기술이 그것이다. 이 화해를 가리켜 ‘성장’이라고도 하고 ‘성숙’이라 부르기도 한다. 삼십대에 들어설 전후 시기의 일이었다. 종합상사에서 해외로부터 수입한 기계를 국내 영업 부서에서 불특정 업체에 영업하여 판매하던 시기였다. 인문계 출신이 기계의 성능이나 구조를 이해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어차피 기업체에 몸을 담은 이상 넘어야 할 벽이었다. 밤을 새워가며 그 부분 관련 지식을 찾아서 공부하여 업무에 임했는데, 요즘처럼 인터넷이 있던 시대가 아니어서 저녁에 업무가 끝나면 도서.. 2014. 9.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