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버시1 ‘가시버시’의 어원 ‘가시버시’의 어원 요즘이야 청춘남녀가 종로 네거리를 팔짱 끼고 담소하며 걷는 것쯤 대단찮은 일이다. 대단찮은 정도가 아니라, 그렇게 하지 않는 청춘남녀 쪽이 오히려 이상하게 되었다. 복 받은 세대다. 다정히 걷는 아베크, 그것은 도시의 공원 같은 데서 차라리 더욱더 현대를 아름답게 수놓아주는 그림이 아닐까도 싶다. 하지만, 3, 40년 전만 해도 그렇지 못했다. 이를테면 출가한 딸이 근친(覲親)을 갈 때 사랑하는 낭군과 60리, 70리, 때로는 백릿길도 걸어가야 했는데도 결코 나란히 가기가 어려웠다. 특히 동네에 접어들면 더욱 그러했다. 대둣병 친정아버지가 좋아하는 술을 담고 걷는 아낙은 엇비스듬히 낭군의 뒤쪽을 따라가야 했다. 그래도 동네 지경에 들어서면 꼬마들이 이 한 쌍의 부부를 발견하고 소리치는.. 2023. 11. 1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