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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朋滿座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

by 언덕에서 2010. 7. 9.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



 

 

친구나 지인을 만날 때 주로 어디서 만나나요? 다방에서? 요즘 다방은 옛날 다방과 달라서 스타벅스 등 젊은이들이 많이 가는 곳이 대부분이라서 중년의 입장에서는 마땅치 않다. 내 경우는 주로 약속 장소를 길거리로 삼는 경우가 많은데 그 중에서 대형서점이 좋다. 만날 사람이 혹시 늦게 오더라도 이 책 저 책 보면서 지루하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생각치도 않았던 좋은 책을 발견할 수가 있다. 이 책을 서점에서 친구를 기다리다가 발견하여 구입하게 되었다. 본론으로 들어가자. 

 Y씨는 까다롭기로 유명했다. 대학 교수였던 그는 가족들에게도 따뜻한 말 한 마디를 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임종 무렵, 기적적으로 형과 대화할 시간이 생겼다. Y씨는 형에게 "고맙다"는 말을 했다. 몇 시간 후 Y씨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얼굴은 만족스러워 보였다. H씨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이었다. 주변에서 모두 그를 통솔력과 결단력이 넘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죽음 직전, H씨는 굉장히 불안해 했다. 그는 "나만 잘났다고 믿고 살았다"며 "다른 사람 얘기도 듣고, 주위를 좀 더 살피면서 살았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Y씨와 H씨의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둘 다 인생을 성공으로 이끌었고, 열심히 살았다. 하지만 한 사람은 후회 없이 떠난 반면, 다른 사람은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후회했다. 대체 무엇이 그들의 마지막 모습을 다르게 만든 것일까. 인간은 누구나 죽음의 문을 피할 수 없다. 이 세상에 오는 것은 순서대로 오지만 가는 것은 순서가 없다는 말은 이러한 '마지막'이 언제 어떻게 다가올지 모르기 때문에 생겨난 말이다. 진시황도 죽음을 피하려 했으나 인간이 가지는 유한한 생명의 한계를 극복하지는 못했다.

 

 


 이 책은 호스피스 전문의인 오츠 슈이치(大津秀一)가 1,000명이 넘는 말기 환자들과의 이야기와 죽음을 토대로 만들었는데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 목록을 담고 있다. 서점에는 이 책 외에도 죽음과 관련한 책들이 꽤 많이 있었다. 하지만 유독 이 책을 선택하게 만든 것은 앞서 말했듯 죽음을 연상케 하는 짧은 호흡의 문장이 좋았다. 게다가 저자가 일본인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적 정서와 어울리는 삽화 사진들을 넣은 출판사의 발상도 신선했다. 죽음의 순간에 과거를 추억해 내 듯 사진은 마음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이 책은 인간이 죽음이라는 커다란 마침표에 섰을 때 하게 되는 후회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살펴보면서 살아있는 동안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되물어보게 만든다.

 

 

 

 

 이 책 속에는 당신에게 단 하루가 남아있다면. 이러한 질문 앞에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많이 했더라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했더라면, 조금만 더 겸손했더라면, 친절을 베풀었더라면 등의 후회가 담겨져 있다. 죽음을 앞둔 이들의 후회는 그들이 가지지 못한 시간을 가진 남아있는 자들에게는 삶의 교훈이 된다. 살아가고 있는 자들도 언젠가는 죽음 앞에, 동일한 질문 앞에 설 날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의 목록은 살아있을 때 해야 할 스물다섯 가지의 목록이자,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가치와 의미를 담고 있다. 역설적인 이야기지만 죽음을 앞에 둔 자들의 후회목록을 펼쳐두고 하나씩 지워나가는 삶을 산다면 성공한 삶이 되지 않을까? 스물다섯 가지 목록을 보도록 하자. 책에는 첫 번째 후회, 두 번째 후회……. 식으로 진행되지만 아라비아 숫자로 표기하도록 하자.


1.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많이 했더라면

2.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했더라면

3. 조금만 더 겸손했더라면

4. 친절을 베풀었더라면

5. 나쁜 짓을 하지 않았더라면

6.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려고 노력했더라면

7. 감정에 휘둘리지 않았더라면

8.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났더라면

9. 기억에 남는 연애를 했더라면

10. 죽도록 일만 하지 않았더라면

11. 가고 싶은 곳으로 여행을 떠났더라면

12. 고향을 찾아가보았더라면

13. 맛있는 음식을 많이 맛보았더라면

14. 결혼했더라면

15. 자식이 있었더라면

16. 자식을 혼인시켰더라면

17. 유산을 미리 염두에 두었더라면

18. 내 장례식을 생각했더라면

19. 내가 살아온 증거를 남겨두었더라면

20. 삶과 죽음의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했더라면

21. 건강을 소중히 여겼더라면

22. 좀 더 일찍 담배를 끊었더라면

23. 건강할 때 마지막 의사를 밝혔더라면

24. 치료의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했더라면

25. 신의 가르침을 알았더라면

 


 실제로 눈앞에 다가오기 전까지 죽음을 실감하지 못하는 게 인간이다. 때문에 후회를 먹고 사는 존재가 인간이 아닐까 한다. 이 책에는 실제로 죽음 앞에 선 1,000명의 말기 환자들이 남기는 마지막 후회의 공통분모가 담겨 있다.

 말기 암 환자들의 고통을 완화시켜주는 호스피스 전문의사인 저자는 어느 순간 세상에는 수많은 인생이 있듯 수많은 후회가 있지만 그들의 마지막 후회에는 커다란 공통분모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실제로 눈을 감는 마지막 순간에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하며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환자도 아주 드물지만, 분명히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저자는 이처럼 자신이 느꼈던 후회의 공통분모를 좀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면서 인생을 재점검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이야기한다.

 

 사람들의 마지막 후회는 결코 특별하거나 거창한 것이 아니다. 아주 작은 행동들, 지금 당장 옮길 수 있는 사소한 실천들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더 많이 할 걸,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할 걸, 죽도록 일만 하지 말고 내게 휴식을 줄 걸 하면서 후회한다. 오츠는 "평소에는 바로 행동할 수 있는, 이 사소한 실천들을 마지막을 앞둔 사람들은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며 "가슴 아파하는 사람들을 지켜보는 것만큼 안타까운 일도 없었다"고 회상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많이 했더라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했더라면, 조금만 더 겸손했더라면, 친절을 베풀었더라면……, 등 이 책에서 다루는 소재들은 어쩌면 우리가 한번쯤은 들어봄 직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속에 녹아 있는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아울러 유산문제, 자식문제, 결혼문제, 종교 등 죽기 전에 현실적으로 다가옴직한 이야기까지 다루고 있어, 죽음을 대비하는 사람들이 인생의 마무리를 재점검할 수 있는 키워드를 제공해주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 25가지 중에 나는 어떤 것들을 했는지, 아니면 하고 있는지 반성해 보게 된다. 그리고 우주에서도 먼지보다 더 작은 하나의 점일 뿐인 나의 인생을 아옹다옹 살아갈 필요가 있는지 생각도 해 보게 되었다. 아직도 죽음을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면 먼저 그들에게 묻고 싶다.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 이 책을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