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孝道)에1 효도(孝道)에 / 마광수 효도(孝道)에 마광수(1951 ~ 2017) 어머니, 전 효도라는 말이 싫어요 제가 태어나고 싶어서 나왔나요? 어머니가 저를 낳으시고 싶어서 낳으셨나요? 또 기르시고 싶어서 기르셨나요? `낳아주신 은혜' `길러주신 은혜' 이런 이야기를 전 듣고 싶지 않아요. 어머니와 전 어쩌다가 만나게 된 거지요. 그저 무슨 인연으로, 이상한 관계에서 우린 함께 살게 된 거지요. 이건 제가 어머니를 싫어한다는 말이 아니예요. 제 생을 저주하여 당신에게 핑계대겠다는 말이 아니예요. 전 재미있게도, 또 슬프게도 살 수 있어요 다만 제 스스로의 운명으로 하여, 제 목숨 때문으로 하여 전 죽을 수도, 살 수도 있어요. 전 당신에게 빚은 없어요 은혜도 없어요. 우린 서로가 어쩌다 얽혀 들어간 사이일 뿐, 한쪽이 한쪽을 얽은 건 .. 2009. 8. 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