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려 짓는 광화문1 헐려 짓는 광화문 / 설의식 헐려 짓는 광화문 설의식(1900 ~ 1954) 헐린다, 헐린다 하던 광화문은 마침내 헐리기 시작한다. 총독부 청사(廳舍) 까닭으로 헐리고 총독부 정책 덕택으로 다시 지어지리라 한다. 원래 광화문은 물건이다. 울 줄도 알고, 웃을 줄도 알며, 노할 줄도 알고, 기뻐할 줄도 아는 사람이 아니다. 밟히면 꾸물거리고 죽이면 소리치는 생물이 아니라, 돌과 나무로 만들어진 건물이다. 의식 없는 물건이요, 말 못하는 물건이라, 헐고 부수고 끌고 옮기고 하되, 반항도 회피도 기뻐도 설워도 아니한다. 다만 조선의 하늘과 조선의 땅을 같이한 조선의 백성들이 그를 위하여 아까워하고 못 잊어할 뿐이다. 오백 년 동안 풍우(風雨)를 같이 겪은 조선의 자손들이 그를 위하여 울어도 보고 설워도 할 뿐이다. 석공의 망치가 네 가슴.. 2011. 1. 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