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정민1 권리진교소설(權利盡交疎說) / 정민 권리진교소설(權利盡交疎說) 정민(1961 ~ ) 적공(翟公)은 도무지 입맛이 썼다. 한때 위세가 쩌렁쩌렁한 정위(廷尉) 벼슬에 있을 때는 손님으로 대문이 미어졌었다. 그러다 막상 그가 실직하자, 그 많던 손님 중에 위로의 말 한마디 건네는 자가 없었다. 발길은 뚝 끊어져 대문엔 참새 그물을 쳤다. 몇 년 뒤 그가 다시 정위 벼슬에 복귀하자, 비굴한 웃음을 띠고 그간의 무심을 사과하려는 자들로 적막하던 문간이 다시 들먹거리기 시작했다. 적공은 며칠 째 입맛이 썼다. 그는 먹을 갈았다. 이튿날, 아침부터 문밖을 서성대던 자들은 대문에 붙은 방문(榜文)을 보았다. 일렀으되, "일사일생(一死一生)에 교정(交情)을 알겠고, 일빈일부(一貧一富)에 교태(交態)를 알겠고, 일귀일천(一貴一賤) 하매 교정(交情)이 드러난.. 2010. 12. 1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