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영1 나의 사랑하는 생활 / 피천득 나의 사랑하는 생활 피천득(1910 ~ 2007) 나는 우선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이 지금 돈으로 한 오만 원쯤 생기기도 하는 생활을 사랑한다. 그러면은 그 돈으로 청량리 위생병원에 낡은 몸을 입원시키고 싶다. 나는 깨끗한 침대에 누웠다가 하루에 한 두번씩 더웁고 깨끗한 물로 목욕을 하고 싶다. 그리고 우리 딸에게 제 생일날 사주지 못한 빌로도 바지를 사주고, 아내에게는 비하이브 털실 한 폰드 반을 사주고 싶다. 그리고 내 것으로 점잖고 산뜻한 넥타이를 몇 개 사고 싶다. 돈이 없어서 적조하여진 친구들을 우리 집에 청해오고 싶다. 아내는 신이 나서 도마질을 할 것이다. 나는 오만 원, 아니 십만 원쯤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이 생기는 생활을 가장 사랑한다. 나는 나의 시간과 기운을 다 팔아버리지 않.. 2010. 8. 3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