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고 안 될 전설1 탈고 안 될 전설 / 유주현 탈고 안 될 전설 유주현(1921 ~ 1982) 벌써 여러 해 전의 이야기다. 도회 생활에 심신이 피로하여 여름 한 달을 향리에 가서 지낸 일이 있다. 나는 그 때 우연히 만난 젊은 남녀를 아직까지 잊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마 나의 생애를 두고 그들을 잊지 못할 것이며, 필시 그들은 내 메말라 가는 서정에다 활력의 물을 주는 역할을 내 생명이 다 하는 날까지 해 줄 줄로 안다. 향리 노원에는 내 형이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서울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인데도 물이 맑고 산이 높아, 여름 한철에는 찾아오는 대처 사람들이 선경에 비길 만큼, 그 풍수가 아름다운 고장이다. 나는 그 여름 한 달을 형의 원두막에서 살았다. 마침 형이 참외와 수박을 많이 심고, 밭둑에는 높직한 원두막을 지어 놓았던 것.. 2010. 8. 1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