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향1 침향(沈香) / 정목일 침향(沈香) 정목일(1945 ~ ) ‘침향(沈香)’ 이란 말을 처음 듣게 된 것은 어느 날의 차회(茶會)였다. 뜻이 통하는 몇몇 사람들이 함께 모여 우리나라의 전통차인 녹차(綠茶)를 들면서 대화를 나누는 모임이 한 달에 한 번씩 있었다. 차인(茶人) ㅅ선생이 주재하시는 차회(茶會)에 가보니 실내엔 전등 대신 몇 군데 촛불을 켜놓았고 여러 가지 다기(茶器)들이 진열돼 있었다. ㅅ선생은 끓인 차를 찻잔에 따르기 전 문갑 속에서 창호지로 싼 나무토막 한 개를 소중스럽게 꺼내 놓으셨다. 그것은 약간 거무튀튀한 빛깔 속으로 반지르르 윤기를 띠고 있었다. 마치 관솔가지처럼 보이는 이 나무토막을 ㅅ선생은 양손으로 감싸 쥐고 비비시며 말씀해 주셨다. “이게 침향(沈香)이라는 거요.” 나를 포함한 차회 회원들은 그 나무.. 2016. 2.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