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만필1 두부만필(豆腐漫筆) 두부만필(豆腐漫筆) 홍사용(洪思容, 1900∼1947) 간 밤에 봉창을 두드리던 빗소리는 봄을 재촉하는 소리려니. 아침에 외치는 장사치의 소리에도 어느덧 봄빛이 짙었다. "엊저녁 남은 밥이 있어서 오늘 아침은 그대로 먹겠는데 온 더운 반찬이라군 아무것도 없으니 어떡하나." 하는 빈처(貧妻)의 을시년스러운 탄식에, "무어 걱정할 것 있소. 오 전(五錢)이 있으면 두부를 사고 일 전만 있거든 비지나 사구려." 멋없는 남편의 배포 유(柔)한 소리이다. "그나마 돈인들 어디 있어야지요." "아따 그럼 외상으로 얻지.“ "그럼 두부나 한채 받을까?" "외상이면 소두 잡아먹는다구 …… 이왕이면 두부나 비지나다-사구려." 어떤 선납(禪納)은 두부를 '보살' 로까지 봉찬(奉讚)하기도 하였다. '보살' 이라는 것은 범어.. 2011. 2. 1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