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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3

김용택 시집 『울고 들어온 너에게』 김용택 시집 『울고 들어온 너에게』 그는 모더니즘이나 민중문학 등의 문학적 흐름에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깨끗하고 아름다운 시로 독자를 감동시킨다. 대상일 뿐인 자연을 삶의 한복판으로 끌어들여 절제된 언어로 형상화한 그는 김소월과 백석을 잇는 시인으로 부르고 싶다. 오늘날 우리가 잊고 사는 농촌, 풀 한포기, 어머니의 머리 기름 냄새 등에서 시인의 작품은 시작된다. 그에게 있어 애정의 대상은 주변 사람들, 또는 그냥 지나치기 쉬운 주위의 흔한 사물들에 대한 것이다. 때문에 도시의 독자 또한 시인의 그같이 섬세하고 여린 마음에 의해 우리의 근원인 농촌에 거부감 없이 다가설 수가 있다. 그의 시는 농촌에 대한 친근감 넘치는 묘사와 현상 파악에만 머무르지 않고 매서운 비판의 눈을 동반하기도 한다. 우리는 그의 시.. 2016. 9. 27.
무엇이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가 / 김용택 무엇이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가 김용택(1948 ~ ) 아이들이 다 돌아간 운동장은 적막하다. 텅 빈 운동장에는 햇살들이 정직하게 내리쪼이고 한 쪽은 벌써 산그늘이 내렸다. 아, 저 적막한 산그늘, 운동장 끝에 걸린 호수의 물이 깊어졌다. 농사철이라 물을 배고 있는 모양이다. 운동장 가의 언덕에는 진 보라색 꿀풀꽃들이 한창 피어난다. 꽃송이를 쏙 뽑아서 꽃끝을 쪽 빨면 꿀같이 단물이 나온 데서 이 풀꽃 이름은 꿀풀꽃이다. 산그늘에 덮인 꿀풀꽃은 참으로 서늘하다. 꿀풀꽃뿐이 아니다. 산그늘에 덮인 토끼풀꽃은 얼마나 깨끗하게 희고, 늦게 핀 씀바귀꽃은 얼마나 샛노랗게 그 자태가 아련한가. 이렇게 산그늘이 내린 운동장을 나는 어슬렁거린다. 학교 뒷밭에 언제 심었는지 옥수수가 나박나박 자라서 제법 잎이 휘어졌다... 2011. 6. 9.
사람들은 왜 모를까 / 김용택 사람들은 왜 모를까 김용택 이별은 손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 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는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 데서 피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사람들은 왜 모를까 봄이 되면 손에 닿지 않는 것들이 꽃이 된다는 것을. -시집 (문학사상사 1997) 너무나도 유명해서 국민시인 반열에 올라있지만 그래도 김용택 시인(1948 ~ )에 대한 소개를 해보도록 하겠.. 2009. 9.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