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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인2

김사인 시집 『가만히 좋아하는』 김사인 시집 『가만히 좋아하는』 시적 대상의 안팎을 헤아리는 섬세한 시선과 결 고운 시어로 무르익은 시의 아름다움을 한껏 전하는 김사인(金思寅.1956.3.30∼ )의 두 번째 시집으로 2006년 출간되었다. 시인은 이 시집으로 제14회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가만히 좋아하는 다리를 건너는 한 사람이 보이네 가다 가 서서 잠시 먼 산을 보고 가다가 쉬며 또 그러네 얼마 후 또 한 사람이 다리를 건너네 빠른 걸음으로 지나서 어느새 자취도 없고 그가 지나고 난 다리만 혼자서 허전하게 남아 있네 다리를 빨리 지나가는 사람은 다리를 외롭게 하는 사람이네 -시집 (창비 2006) 이 시집에는 현대문학상 수상작인 [노숙] [코스모스] 등 67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시인은 ‘누구도 핍박해본 적 없는 가녀린’ 것들.. 2013. 12. 16.
필사적으로 / 김사인 필사적으로 김사인 비 오고, 술은 오르고, 속은 메슥거려 식은 땀 배고, 비는 오는데, 어디 마른 땅 한 귀퉁이 있다면 이 육신 벗어졌으면 좋겠는데, 어쩌자고 눈앞은 자꾸 아련해지나, 양손에는 우산과 가방 하나씩 쥐고, 자꾸 까부라지려 하네, 비는 오고, 오는데, 몸뚱이는 젖은 창호지처럼 척척 늘어지는데, 기억에도 흐릿한 옛 벗들 그림자, 환등(幻燈)과도 같이, 가슴에 예리한 칼금 긋고 지나가네. 한 손에 우산, 또 한 손엔 내용불상(內容不詳)의 가방을 쥐고 필사적으로, 달리 마땅한 폼이 없으므로 다만 필사적으로, 신발에 물은 스미고, 신호는 영영 안 바뀌는데. -시집 (창비 2006) 김사인 시인(1955~ )은 시적 대상의 안팎을 헤아리는 섬세한 시선과 결고운 시어로 무르익은 시의 아름다움을 한껏 전.. 2009. 9.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