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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밑바닥 인생을 사는 자의 고독과 방황을 그린 영화 <삶의 가장자리(factotum)>

by 언덕에서 2025. 3. 25.

 

 

 

 

밑바닥 인생을 사는 자의 고독과 방황을 그린 영화 <삶의 가장자리(factotum)>

 

 

영화 <삶의 가장자리>는 미국 작가 찰스 부코스키의 자전적 소설 '팩토텀(Factotum)'을 원작으로 한다. 노르웨이에서 제작된 벤트 해머 감독의 2005년 드라마 영화로 맷 딜런 등이 주연으로 출연하였다. "Factotum"은 현대 영어에서 주로 특정한 역할을 맡은 사람을 지칭하는 데 사용되는 단어로 비록 자주 사용되는 단어는 아니지만,  특정 맥락에서 여전히 발견할 수 있다. 이 영화에서 factotum은 '잡역부'라는 의미로 주인공의 삶을 은유하고 있다. 부코스키 특유의 거칠고 냉소적인 문체와 반항적인 정신이 영화에도 잘 드러나 있는 작품이다.

 

 여기에다 핀란드의 거장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이 제작에 참여하여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카우리스마키 감독 특유의 미니멀리즘적인 연출과 건조한 유머가 영화에 독특한 분위기를 더했다.

 주인공 헨리 역을 맡은 맷 딜런은 섬세한 감정 연기로 밑바닥 인생을 사는 헨리의 고독과 방황을 완벽하게 표현했다. 그의 연기는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이다. 참고로, 영화 <술고래(BarFly)>는 찰스 부코스키가 직접 각본을 썼으며, 바플라이(BarFly) 는 술집을 전전하는 사람들을 뜻하는 은어인데 두 영화는 찰스 부코스키의 삶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헨리는 작가를 꿈꾸지만, 현실은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밑바닥 생활을 하는 인물이다. 그는 출판사로부터 계속되는 거절을 당하며 좌절하지만, 자신의 예술관을 버리지 않고 글쓰기를 이어간다.

 헨리는 술집에서 만난 잔과 사랑에 빠지고, 그녀와 함께 살게 되면서 안정적인 생활을 꿈꾼다. 잔은 헨리의 재능을 믿고 그를 격려하지만, 헨리는 여전히 불안정한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방황한다.

 

 헨리는 잔과의 관계에서 갈등을 겪고, 알코올 중독에 빠져들면서 더욱 밑바닥으로 추락한다. 그는 일자리를 잃고 잔과도 헤어지게 되면서 삶의 의미를 잃는다.

 헨리는 자살을 시도하지만 실패한다. 이후 그는 자기 삶을 되돌아보고, 다시 글쓰기에 전념하기로 한다.

이후 헨리는 잔과 재회하고, 그녀의 도움으로 다시 작가로 사는 삶을 시작한다. 그는 여전히 가난하고 불안정한 삶을 살지만, 글쓰기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희망을 잃지 않는다.

 

 <삶의 가장자리>는 꿈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의미와 행복에 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헨리의 삶은 고통과 좌절로 가득하지만, 그는 결코 희망을 잃지 않고 자기 삶을 살아간다. 영화는 냉소적인 시각으로 현실을 바라보지만, 동시에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는다. 헨리와 주변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삶의 고통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미덕은 세련된 영상미일 듯하다. 어둡고 쓸쓸한 분위기를 담아낸 영상미는 영화의 주제 의식을 더욱 강렬하게 전달한다. 흑백 화면과 절제된 촬영 기법은 인물들의 감정과 내면을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도대체 어떤 빌어먹을 인간이 자명종 소리에 새벽 여섯 시 반에 깨어나, 침대에서 뛰쳐나오고, 옷을 입고, 억지로 밥을 먹고, 똥을 싸고, 오줌을 누고, 이를 닦고, 머리를 빗고, 본질적으로 누군가에게 더 많은 돈을 벌게 해주는 장소로 가기 위해 교통지옥과 싸우고,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에 감사해야 하는 그런 삶을 기꺼이 받아들인단 말인가? (본문에서)

 이 외에도, <삶의 가장자리>는 사회 부적응자들의 삶, 예술가의 고뇌, 사랑과 관계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맷 딜런의 명연기와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독특한 연출, 찰스 부코스키의 원작이 어우러져 깊은 감동과 여운을 선사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