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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천득2

천방지축(추)마골피는 천(賤)한 성씨(姓氏)인가 ? 천방지축(추)마골피는 천(賤)한 성씨(姓氏)인가? 어릴 적 어른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다. 우리 집안은 잉어를 먹지 않는 파평 윤 씨(坡平尹氏)이며, 조선시대 때 왕비(정비)를 5~6명이나 배출한 양반 중의 양반이라는 것이다. 21세기 이 시점에 '양반상놈' 따지고 가문이 어쩌고 하는 이야기 자체가 아이러니겠지만 한 때 '맞선 볼 때' 성씨를 물으며 본관이 어디냐고 따지던 때가 있었다. 양반 가문 운운하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그러면 상놈 집안은 어느 성씨예요?”라고 물었는데 되돌아오는 답은 ‘천방지추마골피'라는 성씨였다. 혹자는 ‘추 씨’ 대신 ‘축씨’를 넣어 ‘천방지축마골피’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중 천 씨는 ‘일천 천(千)’자를 쓰는 성씨는 양반이고, ‘하늘 천(天) 자’를 쓰는 성씨는 .. 2022. 9. 4.
나의 사랑하는 생활 / 피천득 나의 사랑하는 생활 피천득(1910 ~ 2007) 나는 우선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이 지금 돈으로 한 오만 원쯤 생기기도 하는 생활을 사랑한다. 그러면은 그 돈으로 청량리 위생병원에 낡은 몸을 입원시키고 싶다. 나는 깨끗한 침대에 누웠다가 하루에 한 두번씩 더웁고 깨끗한 물로 목욕을 하고 싶다. 그리고 우리 딸에게 제 생일날 사주지 못한 빌로도 바지를 사주고, 아내에게는 비하이브 털실 한 폰드 반을 사주고 싶다. 그리고 내 것으로 점잖고 산뜻한 넥타이를 몇 개 사고 싶다. 돈이 없어서 적조하여진 친구들을 우리 집에 청해오고 싶다. 아내는 신이 나서 도마질을 할 것이다. 나는 오만 원, 아니 십만 원쯤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이 생기는 생활을 가장 사랑한다. 나는 나의 시간과 기운을 다 팔아버리지 않.. 2010. 8.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