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셜터 장편소설 『고독한 얼굴(Solo Faces)』
제임스 셜터 장편소설 『고독한 얼굴(Solo Faces)』
미국 소설가 제임스 셜터(James Salter / James Arnold Horowitz, 1925~2015)의 장편소설로 1979년 발표되었다. 인간의 고독과 도전을 주제로 삼은 소설로 등반가들의 삶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작품의 주인공 버넌 랜드는 위험하고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 자신의 한계와 존재를 탐구하는 인물로 그려지며, 산악 등반을 통해 삶의 의미와 고독을 묘사하고 있다.
『고독한 얼굴』은 인간의 고독과 도전을 테마로 한 소설로, 산악 등반을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과 한계를 탐구하는 작품이다. 버넌 랜드는 현대 사회의 일상에서 벗어나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인물로 산을 오르는 행위는 그에게 있어 단순한 목표 달성이 아니라, 삶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을 찾는 여정이다.
마지막 소설을 발표하기 34년 전 출간한 『고독한 얼굴』은 제임스 설터의 다섯 번째 장편소설으로, 프랑스 샤모니에서 알프스 고봉들을 오르려는 열망에 사로잡힌 주인공 랜드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설터는 1976년 ‘고독한 히피’로 이름을 떨쳤던 등반가 게리 헤밍의 삶과 공적을 투영해 산악 등반에 관한 각본을 쓰지만, 감독 로버트 레드포드에게 ‘주인공이 너무 과묵하다’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그대로 사장될 뻔한 줄거리는 출판사 ‘리틀, 브라운’의 편집장이던 로버트 지나의 설득 끝에 1979년 소설로 빛을 볼 수 있었다. 암벽등반에 자신을 투신하는 한 남자의 여정은 수준 높은 등반 묘사로 일반 독자는 물론 산악인들에게서도 “아웃도어 라이프에 관한 최고의 소설”이라고 극찬받았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버넌 랜드는 캘리포니아에서 단조로운 일상을 보내며 교회 지붕을 청소하는 일을 하는 남자다. 그는 아무런 꿈이나 목표도 없고 삶에 대한 무력감에 빠져있다. 그러던 중, 과거에 함께 산을 오르던 친구 캐벗을 우연히 만나면서 변화를 맞이한다. 캐벗과의 재회는 그가 잊고 있던 산악 등반의 열망을 되살려서 버넌은 다시 알프스로 떠날 결심을 한다.
버넌은 프랑스 알프스의 산악 도시 샤모니에 가서 다시금 등반가의 길에 들어서고, 여러 암벽을 성공적으로 등반하면서 이름을 알린다. 특히 드뤼 암벽의 등반 성공은 등산가로서 그의 이름을 더욱 확고하게 만든다. 하지만 캐벗은 알프스에서 무리한 등반을 강요하다 젊은 등반가 브레이의 죽음을 초래하여 미국으로 돌아간다. 캐벗의 자살은 버넌에게 깊은 충격을 준다.
캐벗과 브레이의 죽음 이후, 버넌은 자신을 따라 샤모니로 온 연인 카트린과도 헤어진다. 홀로 남은 버넌은 다시 위험한 등반에 몰두하며 내면의 상실감과 불안감을 등반으로 풀어간다. 이탈리아인 등반가 두 명이 드뤼 암벽에서 조난하자 버넌은 그들을 구출하며 영웅으로 회자한다. 그의 이름은 점점 더 유명해지지만 동시에 그는 더욱 고독해진다.
버넌은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산악계에서 영웅적인 인물로 주목받는데 그는 오히려 그 상황을 불편해한다.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버넌은 자신만의 고독한 삶을 고수하며 오로지 산을 오르는 행위에 집착한다. 그는 알프스의 3대 북벽 중 하나인 그랑드조라스의 워커 등정에 도전하며 다시 한번 자신을 시험한다.
버넌은 그랑드조라스의 워커 북벽을 등반하며 극한의 도전에 맞선다. 그는 등반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확인하고 궁극적으로 자기 내면과 깊이 마주한다. 그러나 이 도전의 결과와 상관없이 버넌은 그가 추구한 것이 외부적인 성취나 타인의 인정이 아님을 깨닫는다. 그의 여정은 오로지 자신과의 싸움이었으며 등반은 그에게 존재의 의미를 묻는 행위였다. 소설은 버넌이 고독 속에서 자신을 수용하고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결말에서 끝난다.
소설은 버넌이 알프스의 험난한 산악 지형을 오르며 겪는 도전을 통해 인간의 내면적 갈등과 고독을 표현했다. 등반이 그의 유일한 구원이자 그가 속할 수 있는 유일한 세계여서 버넌의 고독은 그가 선택한 삶의 필연적 결과였다. 제임스 셜터는 이 소설을 통해 삶의 고립과 고독 속에서 찾는 자아의 의미를 세밀하게 표현하여 독자에게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진다.
『고독한 얼굴』은 단순히 산악 등반이라는 극한 상황을 그린 소설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철학적인 작품이다. 제임스 셜터는 고립, 도전, 인간의 한계라는 주제를 놓고 삶의 본질을 찾기 위한 고독한 여정을 그렸다. 주인공 버넌 랜드는 타인과의 관계를 회피하고 사회의 규범을 거부한 채 산을 오르는 길에 집착하지만 결국, 그 과정에서 자기 내면에 숨겨진 두려움과 고독을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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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등반이라는 극한 상황은 버넌에게 있어서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며 그가 세상과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이다. 버넌이 산을 오르면서 직면하는 어려움은 인간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본능적인 열망이며 과정에서 겪는 고립과 고독은 현대인의 삶에서 느끼는 소외감일 뿐이다.
결국, 버넌의 여정은 외부의 정상에 도달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 내면의 성장을 향한 길임을 소설은 보여준다. 주인공은 자신의 고독과 두려움을 직면하고 그것을 극복하여 자신의 존재를 찾는 법을 배운다. 『고독한 얼굴』은 인간의 고독과 자유 그리고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철학적 소설로서 우리에게 깊은 감동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