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세 소년의 성장과정을 그린 스웨덴 영화 <개 같은 내 인생>
12세 소년의 성장과정을 그린 스웨덴 영화 <개 같은 내 인생>
12세 소년의 성장과정을 그린 스웨덴 영화. 원어명 <Mitt Liv Som Hund>. 1985년 필름테크니크(FilmTeknik)ㆍ스벤스크필름인더스트리(Svensk Filmindustri)가 제작하였다. 레이다 욘손(Reidar Jonsson)의 자전적 소설을 원작으로 라세 할스트룀(Lasse Hallstrom)이 각색하고 연출하였으며, 안톤 글란젤리우스(Anton Glanzelius), 멜린다 킨나만(Melinda Kinnaman) 등이 출연하였다. 상영시간은 101분이다.
이 영화는 성장기를 수놓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통하여 개구쟁이 소년이 삶 속에서 겪는 슬픔과 기쁨을 담담하게 묘사한다. 소년은 자신의 순수함이 어른들의 눈에는 왜곡되게 비치자 인간이기를 거부하고 개처럼 짖는 흉내를 내는 등 성장의 고통을 겪기도 하지만,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하여 점차 인생에 눈을 뜨게 된다. 제목의 '개 같은'은 스웨덴에서는 좋은 뜻의 표현이다.
할스트룀 감독은 이 영화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으며, 이후 <길버트 그레이프>(1993)와 <사이더 하우스>(1999) 등을 연출하였다. 1988년 [골든글로브상]과 [보스턴영화비평가협회상]에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1950년대 스웨덴의 작은 시골마을. 병든 어머니와 함께 사는 잉게마르(안톤 글란젤리우스)는 엉뚱한 말썽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삶의 지혜를 사색하는 사춘기의 12세 소년이다. 어머니의 병세가 악화되자 잉게마르는 삼촌 집에서 여름을 나게 되는데, 거기서 축구와 권투가 취미인 여자친구 사가(멜린다 킨나만), 여성 속옷 잡지를 읽어 달라는 괴짜 할아버지 등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
잉게마르는 집으로 돌아온 뒤 얼마 안 되어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친척 집을 전전하다 결국 삼촌 집에서 지내게 된다. 잉게마르는 어머니를 잃은 슬픔 속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따뜻한 시골 사람들과의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해 나간다. 혹독한 겨울이 지나고 봄이 찾아온 어느 날, 그와 이름이 똑같은 권투선수 잉게마르 요한손이 미국 선수를 누르고 세계 챔피언이 되었다는 라디오 방송에 마을 사람들이 환호할 때, 잉게마르는 사가의 집 소파에서 사가와 함께 다정하게 누워 평안한 시간을 보낸다.
어린 잉그마르에게 세상은 전혀 뜻대로 풀리지 않는 곳이다. 근거 없는 오해를 사기도 하고, 주변의 도움이 뜻밖의 화로 변하기도 하고, 좋아하는 개와도 함께 있지도 못하고, 엄마와 많은 시간을 함께하면서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자신으로 인해 엄마는 더욱 괴로워한다. 하지만 잉그마르는 이런 상황에서도 다소 황당한 비유와 상상, 그리고 특유의 장난기를 통해 입가에 미소를 머금는다. 사실 어른과 달리 아이들에게는 도무지 심각한 게 없다. 심각해졌다가도, 그것을 녹여내는 신비한 능력이 있는지 금방 풀어져 재잘대고 낄낄거린다. <개같은 내 인생>은 그러한 성장영화다. 누구나 공감할 법한 잉그마르의 환경은 한번쯤 지금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렇게 힘든 고개를 넘고 많은 사람들과 작별을 하면서 결국 살아가는 게 인생인 것이다.
<개 같은 내 인생>은 무엇보다 아름다운 환경의 영화다. 낯선 스웨덴에서 온 이 영화는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순수한 어린이의 시선으로 이뤄져 있다. 순박한 마을 사람들과 주인공을 짝사랑하는 남자 아이 같은 그의 여자 친구, 여성 속옷 잡지를 읽어 달라는 괴짜 할아머지, 지붕 고치는 망치 소리가 고요함을 깨고 울려 퍼지는 평화로운 마을의 정감어린 풍경이 대단히 인상적이다. 주인공을 둘러싼 환경과 풍경만으로도 정화의 기운을 얻는다. 한편, 영화는 무엇보다 개봉 당시 그 독특한 제목 때문에 화제가 됐다. 제목 '개 같은'은 우리식대로 해석하면 다소 욕설이 되지만, 그쪽 관습에서 '개 같은(As A Dog)'은 좋은 뜻이라고 한다. 1987년 [뉴욕비평가 협회상]과 1988년 [골든글로브상]에서 외국영화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