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에게 개인정보 도용 당한 사건 : (
지난 연말, 일본에 거주하는 해커로부터 제 개인정보가 도용당한 사건을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해당 해커는 일본인은 아닌 것 같고, 해당 근거를 감안할 때, 도쿄에 거주하는 한국인으로 추정해 봅니다. 그러니까... 작년 12월 27일 Daum 고객센터에서 아래와 같은 Mail이 왔습니다.
안녕하세요. Daum 클린센터 입니다.회원님의 Daum 서비스 이용에 관하여, 안내말씀 드립니다.
※ '보안조치'는 회원님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아래와 같은 경우에 취해지며 본인 확인 - 아이디 도용이 의심되는 경우 ( 스팸발송, 도배성 게시행위 )
보안조치가 취해진 상세 이유는 아래 내용을 확인하여 주시기 바라며,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조치에 많은 협조 부탁드립니다. 보안조치 해제 후에는 도용으로 인한 피해가 재발되지 않도록, 주기적인 비밀번호 변경 및 PC 악성코드 검사 등을 통해 안전하게 개인정보를 보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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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하자면, 제가 Daum에서 홍보성 쪽지 스팸을 대량 발송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누군가가 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도용했을 가능성이 높으니 비밀번호를 즉시 변경해라는 이야기입니다.
메일을 다 읽은 순간 갑자기 로그인이 끊겨 다시 로그인을 시도했으니 되지 않아, 비밀번호를 변경하여 다시 로그인을 재시도하니 Daum에 접속이 되더군요. 그리고 잠시 후 Daum 고객센터에서 아래와 같은 메일이 왔습니다.
안녕하세요. Daum 클린센터 입니다.Daum 서비스 이용에 대하여 안내말씀을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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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은 언제나 깨끗하고 건전한 인터넷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그런데 억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상업용 쪽지 스팸을 대량으로 보내다니요? 쪽지 스팸이 뭔지도 모를 뿐더러 제가 용의자로 지목되는 점이 불쾌하고 화가 났습니다. 그리고 저의 컴 사용 능력은 블로그에 글 올리는 것 빼고는 거의 컴맹에 가깝습니다. 동영상 올리는 방법도 모릅니다. --;; Daum의 운영자에게 아래와 같은 편지를 보냈습니다. 누명을 덮어 쓸 수는 없지 않습니까?
쪽지스팸 발송건은 저와 무관합니다!
to: 운영자님께,
[20121226] 40대 50대라고 하지말라는법은 없다
[20121220] 2012년 마지막 이벤트!!
저는 저런 스팸 쪽지를 보낸 적이 전혀 없습니다.
왜 제가 저런 스팸을 보냈다고 판단하시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누가 제 아이디를 도용한 것일까요?
확인바랍니다.
--------- 원본 메일 ---------
보낸사람: "Clean Daum" <notice-master@daum.net>
받는사람 : yoont3@hanmail.net
날짜: 2012년 12월 27일 목요일, 10시 14분 25초 +0900
제목: Clean Daum에서 알려드립니다.
그러나 위의 질문에 대한 즉답이 오지 않아, Daum 고객센터에 같은 질문을 정식으로 했습니다. 익일, 친절하고 자세한 내용의 답변이 오더군요. Daum 고객센터 OOO님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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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누군가가 제 아이디를 도용하고 비밀번호를 알아내어 대량 스팸 쪽지를 보내온 것이 확인되는 순간입니다. Daum 의 담당자가 알려준 바대로 제 개인정보에서 로그인 기록을 살펴보았습이다. 앗! 이런... 세상에 이런 일이!!!
아래와 같이 일본 도쿄에 IP를 둔 곳에서 누군가가 제 아이디를 도용해서 스팸을 보내고 있었던 겁니다. 참고로 저는 작년에 단 한 번이라도 일본에 간 적이 없습니다.
작년 9월 부터 Daum이 발견한 12월 26일 까지 거의 매일 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도용해서 수십 차례 뭔가를 하고 있었던 겁니다. 사실 이상한 점이 몇 번 있기는 했습니다. 제가 블로그에서 비밀글로 만들어 두었던 포스팅들이 거의 매일마다 스크랩되고 있었거던요. 저는 그걸 단순히 Daum의 시스템 에러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해커는 제가 미리 만들어 둔 포스팅을 매일매일 빼가고 있었던 겁니다. (그게 뭐 대단한 가치가 있는 건 아니지만 ^^;;) 해커가 제 아이디로 로그인한 기록의 일부분만 복사해보았습니다. 아래와 같습니다.
언덕에서님의 최근 3개월 동안의 로그인 기록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단어를 아이디로 사용하는 경우, (본인 아이디로 착각한) 다른 사람의 로그인 시도가 있을 수 있습니다. 도움말 보기
최근 로그인 IP
접속 IP현황과 로그인 서비스 현황은 최근 3개월 동안의 로그인 성공 기록입니다.
접속 IP현황
로그인 서비스 현황
로그인 일시 | 서비스 | 인증형식 | 결과 | IP | 접속국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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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22 19:23:55 | 메일 | 로그인 | 성공 | 125.197.234.222 | 일본 |
2012/12/23 19:23:48 | 메일 | 로그인 | 성공 | 122.130.141.146 | 일본 |
2012/12/24 19:23:45 | 메일 | 로그인 | 성공 | 122.130.141.146 | 일본 |
2012/12/26 19:23:42 | 메일 | 로그인 | 성공 | 122.130.141.146 | 일본 |
2012/12/26 10:50:51 | 메일 | 로그인 | 성공 | 60.42.121.245 |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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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내용을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너무 장황한 감이 있지만, 인터넷 유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사건 전개 시간별로 설명해보았습니다. 해커로부터 저와 같은 일을 당하는 분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입니다. 공유하는 경험은 좋은 자산이 된다고 저는 믿습니다.
아이디는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비밀번호는 제가 생각해도 매우 어렵게 숫자와 문자를 조합해서, 귀신이 아닌 다음에야 알아낼 수 없게 아주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해커에게는 큰 문제가 아니었던 모양이군요.
이 일 이후로 저는 다음, 네이버 등 가입된 포털사이트는 물론이고 증권사, 은행, 카드사, 인터넷 서점, 홈쇼핑 등 제가 가입한 모든 사이트의 비밀번호를 몽땅 제각각으로 다양하게 바꾸었습니다. 사이트에 접속할 때마다 비밀번호가 오래 되었으니 바꾸어라는 권유도 이제는 이해하게 되었구요.
이 사건의 원인 제공자는 바로 저 자신이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지요. 즉, 제가 만든 비밀번호가 어려운데 감히 누가 알아내겠느냐는 오만함 때문이었던 것이지요.
이 글을 읽는 분들께 권하고 싶습니다. 모든 상상력을 동원하여 복잡한 비밀번호를 만드시기 바라겠고, 자주 변경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틈날 때마다 로그인 기록을 꼭 챙겨보시기 바랍니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가 들락거리며 무슨 짓을 하고 있을지 모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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